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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 생사 해학의 한풀이
연희단거리패, 20년 저력 쏟아부어



이윤택 감독의 연희단거리패와 대표작품인 연극 ‘오구’가 1991년 독일 에센 세계연극제 이후 20년 만에 본래 고향인 가마골소극장으로 돌아왔다. 국내에서 드물게 최장기간 공연되고 있는 ‘오구’는 ‘귀신연극’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오랜 시간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온 작품이다.

그런 ‘오구’가 다시 본래 원년 멤버였던 남미정, 하용부, 배미향 등을 내세워 다시 무대에 오른다. 20년을 이어 온 연희단거리패의 오구는 많은 배우들을 배출해 내고 특별한 배우들이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던 화제의 작품이다. 1997년부터 노모 역을 맡았던 강부자는 ‘오구’를 대중적인 작품으로 만든 장본인이기도 했다.

오구는 늙은 어미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아들에게 산 오굿을 해 달라 하는 장면으로 공연이 시작된다. 오구 굿 중에 늙은 어미는 죽고, 무대는 초상집으로 변한다. 평생을 고생만 하다 죽은 노모의 모습은 가슴이 아프지만, 노모의 코믹스런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는 연극의 재미를 더해준다.

전통장례의식 조차 코믹하게 보여주는 연극 오구는, 삶과 죽음에 대한 거리감이 보여주지 않는다. 이윤택 감독은 이러한 한국적 한에 대한 마음을, 해학적으로 풀어놨다. 또하 죽음과 살아있는 사람들의 경계를 없애고, 그들의 삶을 연극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죽음을 잊고 슬픔과 고통과 공포를, 춤과 노래와 웃음으로 극복하려는 것이 우리 내 삶이고 한국적인 낙천성”이라는 것이 이윤택 감독의 생각이다.

오구는 저승세계에 대한 막연한 우리의 생각과 형태를 무대에서 구체적으로 표현했다. 저승은 관념적인 세계가 아니라 죽음을 거쳐 이승과 자연스럽게 이어진 또 하나의 세상인 것이다.

죽은 자를 데리러 오는 저승사자도 일상에서 쉽게 만난다. 초상집에는 물론 명절에도 제사를 지내는 집에서는 저승사자를 위해 밥을 따로 마련해 놓는 등 배려를 잊지 않는 것이 우리의 정서이다. 이렇게 저승은 우리에게서 동떨어진 세계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세계라고 연극 ‘오구’는 말한다.

가마골소극장의 관계자는 “오구는 말, 노래, 마임, 각 지방 사투리 등 다양한 문화가 총체적으로 구성돼 관객이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 구도”라며 “무대 위의 연극이 아니라, 객석과 무대 구분 없이, 관객이 배우가 되고, 배우가 관객이 되도록 공연이 진행되는데, 이러한 연극의 구성이 그동안 오구가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연극 ‘오구’는 4월 18일까지 공연된다. (051)868-5955




이은정 기자 | soej84@buddhapia.com
2010-03-26 오후 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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