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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저지운동 가톨릭의 대대적인 사회운동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 환경위원회(위원장 주경)는 3월 25일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환경위원회는 3월 2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환경위원회 제6차 회의를 개최하고 4대강 사업에 대해 논의하고 관련 입장을 밝혔다.
주경 스님은 “4대강 저지 운동에 대한 가톨릭의 적극적 대응으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불교계에서도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봉은사 문제 등이 있지만 시급한 것은 4대강 저지 운동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종회에서 채택됐어야 했지만 법정 스님의 갑작스런 입적 등으로 미뤄져 성명서 발표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환경위원회는 성명서에서 “이명박 정부는 녹색성장의 하나로 포장한 ‘4대강 살리기’로 국토 전체의 생태를 위협하고 있다”며 “불필요한 대규모 토목공사 강행으로 살아있는 강을 도리어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적 합의, 적법한 절차와 충분한 사전조사 없이 진행하는 정부주도의 일방적인 공사는 중단돼야 한다”며 “현 정부는 국토의 생명력을 끊고, 역사문화유산을 송두리째 훼손하고 파괴하는 대재앙을 부르게 된다는 것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환경위원회는 4월 17일 조계사에서 개최되는 환경대법회 ‘4대강 생명살림 수륙대재’ 추진위원회로 동참한다. 또 4대강 사업 절차 및 문제점을 정리한 안내책자, 각 사찰에서 4대강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환경포스터를 제작, 배포할 예정이다.
환경위원회는 가야산국립공원 내 골프장 건설 추진 중단활동도 전개한다. 환경위원회는 대구지방환경청과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검토하고 의견을 공유할 계획이다. 4월 초 골프장 설립예정지 현장조사에는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 지자체, 해인사에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5월에는 자연공원 내 골프장 건설에 대한 토론을 개최한다.
최근 서울 시내 성당 20여 곳은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인천ㆍ광주 교구에서도 동참하고 있다. 또 각 지역 교구에서는 서명운동, <창조질서 거스르는 4대강 사업은 멈춰야 합니다> 만화 홍보책자 45만 부 배포, 4대강 권역 사제와 신도들이 대규모 미사를 여는 등의 대규모 저지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
“생명의 근원인 강을 파괴하는 4대강사업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의 국토를 흐르는 4대강과 자연은 파괴와 소멸의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곳에 의지해서 살아온 이 땅의 무수한 생명들도 죽음과 멸종의 고난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경제 살리기를 주요공약으로 정권을 창출한 이명박 정부는 허울 좋은 녹색성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녹색성장의 하나로 포장한 ‘4대강 살리기’라는 미명하에 우리 국토 전체의 생태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개발이익이라는 달콤한 유혹으로 평화로웠던 주민의 지역공동체를 붕괴시키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불필요(不必要)한 대규모의 토목공사를 강행(强行)하며 활발발(活潑潑)하게 살아있는 강을 도리어 죽이고 있습니다.
수 만년을 거쳐 바람과 물, 뭇 생명들이 이루어놓은 대자연의 섭리를 거슬러 파괴하고, 강과 함께 숱한 생명들을 이 땅에서 죽이는 일이 바로 ''4대강 살리기'' 공사입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4대강은 죽음의 콘크리트 구조물로 덮이고, 보로 막혀서 죽어가는 강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흘러온 자연 그대로 뭇생명이 살아가는 물과 그 흐름이 살아 숨 쉬는 강이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4대강은 국토의 심장부를 관통하는 대동맥과 대정맥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생명의 근원인 강을 국민적 합의, 그리고 적법한 절차와 충분한 사전조사 없이 진행하는 정부주도의 일방적인 공사는 중단되어야 합니다. 지금 멈추지 않고 공사를 계속한다면 국토의 생명력을 끊고, 역사문화유산을 송두리째 훼손하고 파괴하는 대재앙을 부르게 된다는 것을 현 정부는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아울러 정치적 목적과 이기적 탐욕의 무한한 추구는 결국 이 땅을 사는 사람들과 이 나라의 미래를 파멸로 이끄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대한불교조계종의 환경활동을 총괄하는 본 위원회는 환경파괴, 생물종 사멸, 문화유산의 상실 등의 국가적 대재앙을 우려하며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전면 재검토와 중단을 촉구합니다. 우리는 이 국토와 4대강, 그리고 그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많은 생명과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구도를 향한 수행자의 치열한 자세로 나설 것을 천명하며 아래와 같은 결연한 입장을 밝힙니다.
하나, 국민적 합의, 적법한 절차, 충분한 사전조사와 준비 없이 진행한 4대강사업은 국토와 환경을 파괴할 뿐이다. 이에 정부는 뭇 생명의 생존을 위협하는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수질개선과 홍수예방, 수량 확보 등을 위하여 지류의 수질을 먼저 개선하고, 이후에 본류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라.
하나, 국토의 근간을 뒤흔들 대규모 국책 사업인 4대강 사업을 임기 내 완공하려는 욕망을 버리고, 국민과 자연, 생명 모두를 살리는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라.
불기2554(2010)년 3월 25일
대한불교조계종 환경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