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의 출가정신을 살리고 출가 이후 생긴 사유재산을 불교중흥을 위해 사용하는 본 쥐치에 공감한다. 하지만 여론수렴을 좀 더 거치고 장기적으로 보고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의견 수렴을 위해 선방 등을 찾겠다. 토론회 등도 꾸준히 열겠다. 시행 시기는 추후 조정 가능하다고 본다.”

승려사유재산의 종단출연 시행령이 입법예고된 가운데 조계종 총무원이 3월 23일 토론회를 개최했다.

의견 수렴을 위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노후복지책 선결의 목소리와 다양한 경우에 따른 대비책 마련 등 시기적 문제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발제자로 토론회를 주최한 총무부장 영담 스님은 부처님오신날 전 토론회를 다시 열고 교구별 홍보 및 선원ㆍ강원 등을 찾아 설명회 등을 펼치기로 했다.


영담 스님은 발제에서 “스님들이 형성한 재산을 미처 사찰과 재적본사 등에 등록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입적 등으로 일어나는 재산 상속의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라며 “출가정신을 되살리고 승려노후복지 및 승가교육의 재원으로 활용코자 함도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조계종 자문 김형남 변호사(법무법인 신아)는 법률적 검토를 밝히는 제2발제에서 “유언장 및 사인계약서는 법률적으로 강제성이 없다”며 “급작스런 입적 후 승려 신분으로 간직한 삼보정재가 속가보다 불교계로 머물게 하는 상징적 의미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개별 재산 기증 가능 △종단의 강제집행력 약화 △사설사암 창건주 권한 보장 등이 법률적으로 된다”며 일각의 우려를 해명했다. 이밖에 김 변호사는 재산 생성에 대한 다양한 사례가 존재하는 만큼 이에 따른 유언장 작성 및 재산 출연이 정리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웃종교의 사례를 주제로 발제한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는 “원불교와 천주교, 천태종과 진각종의 경우 이미 승려노후복지와 연관해 사유재산의 종단 출연 등을 기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사유재산 종단 출연은 노후복지와 승가의 청빈정신과 연계해 큰 의미를 지니지만 제도상 여러 미비점이 발견되고 있다며 문제를 지적했다.
김 교수는 △승려노후보장제도 미비 △종단 집행부 교체 등에 따른 악용 우려 △승려 명의임에도 개개인의 처분권이 없는 재산에 관한 조항 △인세 등 권리나 사후 재산형성 가능성에 대한 종단 출연 여부 △출연 시 노후복지기금 요구 조항으로 종단의 재정악화 시 출연 정재 처분 가능성 △종헌 외에 사자 상승에 대한 제도적 보장책 등을 제기했다. 김 교수는 악용 방지 등을 위해 천주교 등의 경우를 들며 현행 총무원장과 총무부장, 추천 2인과 전문위원 2인 등으로 구성되는 관리 권한을 교구장 권한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 선원ㆍ강원ㆍ비구니회 대표 토론자들은 시행취지에 공감하며 강제성과 시행시기에 이견을 제시했다.
중앙종회 총무분과위원장 무자 스님은 “제도가 당위성을 갖고 있음에도 홍보부족이 반발을 산 것”이라며 토론회의 지속개최 및 의견수렴을 역설했다.

법규위원장 성천 스님과 선운사 승가대학장 법광 스님도 홍보 부족을 지적하고 시행 시기를 조절할 것을 주문했다.
반면 법안을 의원발의한 중앙종회의원 법진 스님은 법안의 효력을 위해 종단이 더욱 추진력을 가지고 조항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법진 스님은 “본 취지에 모두 공감하며 그동안 이런 법안이 없었던 이유가 있다”며 “상징성에 머무른다면 더 큰 문제다. 문제가 있더라도 강력히 추진하고 이후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선원 대표로 참석한 전국선원수좌회 소속 강설 스님과 서강 스님은 승려노후복지 선결과 총무원의 투명성에 대한 보장책을 주문했다.

비구니회를 대표해 참석한 성관 스님과 송운 스님은 비구니계 등 사설사암 비중 차이를 고려한 법안 정비 및 목적사업에 대한 조항을 명확히 해달라고 주문했다.

끝으로 청정승가를위한대중결사 대표 진오 스님은 “의견수렴 기간을 연말 등으로 연장하는 대신 의견수렴 후 집행부가 강력히 추진해달라. 종단 어른 스님의 적극적인 동참 등 승가 전체의 출가정신을 되달리는 움직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담 스님은 “홍보를 위해 토론회와 설명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