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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 직영사찰 지정에 정치권 압력이 있었다고 주장한 명진 스님 발언과 관련해 조계종이 “총무원장스님과 안상수 한나다라당 원내대표가 만난 사실은 있지만 외압은 없었다”고 정치권 외압설을 전면 부인했다.
조계종 대변인 원담 스님은 3월 2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주간종무브리핑에서 “법정 스님이 열반한 지 10일 돼 대중이 스님이 남긴 뜻을 갈무리 하는 시기에 봉은사에서 우려할 만한 내용이 언급돼 부득이하게 입장을 발표하게 됐다”고 말을 시작했다.
스님은 “그 날(2009년 11월 13일) 총무원장스님과 안 원내대표가 만난 것은 맞다. 단언컨대, 외압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스님은 “조계종은 정치인에 의해 움직이는 종단이 아니다”라면서 “군사 독재시절에도 종단 인사에 정부가 개입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원담 스님은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취임 이후 사회 소외자, 정치ㆍ사회 관계자 등 4000여 명을 만나왔고, 공식 모임만 400~500회에 이른다”면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일일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해, 자승 스님과 안상수 원내대표의 만남에서 어떤 내용의 오갔는지에 대한 대답은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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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외압설을 부정하는 대신 원담 스님은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 건이 조계종 내부의 사안임을 강조했다. 특히 스님은 명진 스님이 제기한 정치권 외압설 등이 종단 자주성을 침해하고 있는 것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스님은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은 부진한 수도권 포교 활성화를 위한 종단적 결정”이라면서 “종단의 정당한 절차에 의해 중앙종회에서 무기명 비밀투표를 거쳐 통과된 사안이다. 이를 정치권 외압설 등으로 몰아가는 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종단 자주권은 종단 스스로가 지킨다. 인사권 역시 총무원장 고유권한이다. 정치권 외압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면서 “종단 내부적으로 소통과 대화가 부족한 것에 관련해서는 사과할 수 있고,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말해 봉은사 측과 대화할 여지가 있음도 내비쳤다.
하지만 원담 스님은 자승 스님과 안 원내대표의 대화 내용을 공개해달라는 기자들의 계속된 질문에, “외압은 없었고, 외압은 아니다”라고 답해 또 다른 여지를 남겼다.
배석한 기획국장 만당 스님도 “외압은 없었다. 그걸 누가 받아들이겠냐”며 강하게 부인했지만, “(총무원장스님과 안 원내대표의) 대화내용을 아느냐”는 질문에는 “그것을 내가 어떻게 알겠느냐”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