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은 봉은사와 관련한 일체를 해명하고, 부당한 정치권력에 굴복했다면 책임을 다하라.”
청정승가를 위한 대중결사(의장 진오, 이하 대중결사)는 3월 22일 ‘종단의 자주성을 침해하는 정치권력의 외압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한다’는 제하의 성명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대중결사는 성명서에서 “총무원은 대중들과 아무런 소통 없이 수도권 포교활성화란 명목으로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지정했다”면서 “수도권 포교, 나아가 한국 불교 중흥을 위해 원력을 세우고 임해야 할 총무원이 아직도 정치적 판단으로 이를 손쉽게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중결사는 “안상수 원내대표 해명에 따르면, 지난 13일의 부적절한 만남은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져 불교관계 예산을 부탁받았다고 한다. 청정함으로 사회에 모범을 보여야할 불교계가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국가 예산을 논했다는 사실 자체가 정치권력과 불교가 야합하고 있다는 국민적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며 “이러한 의심이 곧 종단의 자주성을 훼손하는 것”이라 말했다.
이어 대중결사는 “이번 사태로 인한 종단 자주성 훼손에는 총무원도 큰 책임이 있다”면서 “그 자리에서는 어떠한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 자세하게 밝히고 총무원이 종단의 자주성을 스스로 훼손했다면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고 촉구했다.
또, 대중결사는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 논란과 관련해 한국 불교의 역사에 부끄러운 과오를 범하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권력개입설’과 ‘강남 불교 흔들기’는 ‘정교분리’라는 헌법정신을 유린하는 심각한 행위로 만약 사실이라면 종교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정치권의 관련자는 공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대중결사의 성명서 전문.
종단의 자주성을 침해하는
정치권력의 외압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한다.
지난 주 부터 각종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봉은사 관련 뉴스를 보며 우리는 암담함과 슬픔을 금할 수 없다. 우리 조계종단은 서슬 퍼런 군사독재정권의 탄압 속에서도 86년의 9ㆍ7 해인사 승려 대회를 통해서 자주권 회복을 이루어 내었다. 그런데 20여년이 지난 작금에 다시 논란이 된 현실 앞에서 승가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분노하며 이러한 현실이 초래되도록 책임을 방기한 우리의 허물을 참회한다. 그리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아래와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첫째, 종단의 자주성을 침해하고 정교분리의 헌법정신을 유린한 정치권력을 철저하게 진상규명하고, 관련 정치인은 공직에서 사퇴할 것을 요구한다.
이 땅에 불교가 전래된 이래 수없이 정치권력의 탄압을 받았음에도 중생들과 질곡의 삶을 함께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거한 정법으로 시련을 극복하였던 한국 불교의 역사에 부끄러운 과오를 범하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보도되고 있는 ‘권력개입설’과 ‘강남 불교 흔들기’는 ‘정교분리’라는 헌법정신을 유린하는 심각한 행위이다. 만약 이러한 보도가 사실이라면 종교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정치권의 관련자는 공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둘째, 조계종 총무원은 봉은사와 관련된 일련의 일에 대해 해명하고, 부당한 정치권력에 굴복했다면 총무원은 모든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한다.
공공연하게 종교편향이 이루어지는 이명박 정부 하에서도 봉은사는 투명한 재정운영과 주지 스님의 1000일 참회기도, 전 신도들의 참여를 통해 그동안의 혼란을 극복하고 강남 불교의 중흥을 이끌고 있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총무원은 대중들과 아무런 소통 없이 수도권 포교활성화란 명목으로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지정하였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구체적인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수도권 포교, 나아가 한국 불교의 중흥을 위해 총무원은 원력을 세우고 임해야 함에도 아직도 정치적 판단으로 이를 손쉽게 해결하려 하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의 해명에 따르면 지난 13일의 부적절한 만남은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졌고, 이 자리에서 불교관계 예산을 부탁받았다고 한다. 불교계에서 필요한 예산은 정당한 절차를 밟아 청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청정함으로 사회에 모범을 보여야할 불교계가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국가 예산을 논했다는 사실 자체가 정치권력과 불교가 야합하고 있다는 국민적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이러한 의심이 곧 종단의 자주성을 훼손하는 것이다. 이번 사태로 인한 종단의 자주성 훼손에 총무원도 큰 책임에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총무원에서는 13일 모임에 대한 책임 있는 해명이 나오지 않고 있다. 13일 모임이 어떠한 계기로 이루어졌는지 그 자리에서는 어떠한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 자세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총무원에서는 종단의 자주성을 스스로 훼손하였다면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셋째, 대중결사는 승가공동체의 일원으로 종단의 자주성이 훼손된 점을 참회하며, 여러 불교단체에 함께 종단의 자주성과 승가의 청정성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무소유 정신을 전 생애를 통해 실천하신 법정 스님의 유지를 받들어야 할 현 승가에서 오히려 법정 스님의 가르침에 반하는 모습을 보인 것을 전불교도와 모든 국민 앞에 참회한다. 이번 사안은 정치적 외압의 사실 여부를 떠나 종단의 자주성과 승가의 청정성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이다. 때문에 모든 종단의 구성원의 뜻을 모아, 종단의 자주권이 침해당하고 승가의 청정성이 의심 받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2010년 3월 22일
청정승가를 위한 대중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