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 직영 지정에 대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외압 의혹이 6월 선거를 앞두고 정치쟁점화 되고 있다.
민주당 등 야권은 3월 22일 명진 스님이 폭로한 안상수 원내대표의 ‘좌파 주지 교체’에 대해 “종교 탄압”이라고 비난했다. 야당들은 안 원내대표의 사퇴와 함께 국정조사 실시 등을 주장했다.
송영길, 박주선 등 민주당 최고위원들은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법원, MBC에 이어 종교계마저 정권 입맛에 맞는 지도자로 교체하려 한다”며 “국가기강을 흔드는 문제”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 냈다.
이날 박주선 의원은 국정조사 실시를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번 외압 의혹 사건을 1980년 대 신군부에 의해 자행된 ‘10·27법난’에 이은 ‘제2의 법난’으로 규정하는 한편, 당 차원의 대책기구를 통한 자체 진상조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상호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에서 “스님을 몰아내거나 최소한 그 영향력을 축소시키기 위해 진행된 사건의 전모를 안상수 원내대표 본인이 직접 밝혀야 할 것”이라며 “밝히지 않을 시 안 원내대표의 게이트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우 대변인은 당 차원 조사에 대해서는 “심도 있게 논의해 24일까지 결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을 통해 “안상수 원내대표가 한 때 자신의 지역구의 유력스님을 아예 모른다고 하는 것은 오리발을 내밀고 있는 것”이라며 “명진 스님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명박 정권이 방송장악, 야당 탄압, 사법부 압박에 이어 종교 탄압의 손길을 뻗치고 있는 우려가 심각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 대변인은 “의혹 들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안상수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직 사퇴는 물론 정계에서 영원히 떠나야 할 것”이라며 “집권 여당은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도 22일 “안상수 원내대표가 명진 스님이 신도들이 전한 성금 1억 원을 ‘용산 참사’ 유가족에게 위로금으로 전달한 것을 문제 삼았다”며 “헌법에 보장된 종교 자유에 대한 탄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대표는 또 “안 원내대표는 최근 좌파 정권 때문에 흉악범이 양산됐다는 망발을 한 바 있다. 어떤 공공질서를 위협하는 흉악범보다 더 사회에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며 안 원내대표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대응을 자제하는 분위기이다. 한나라당은 공식 회의석상에서 명진 스님 발언에 대해 일절 거론하지 않았으며 대변인 논평도 발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