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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이 봉은사 직영사찰 논란에 묵언대응할 방침인 가운데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이 추모분위기를 타고 직영지정이 강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명진 스님은 3월 17일 열린 제2차 사찰확대운영회의에서 “종회 통과일 6번째 안건이었지만 법정 스님의 입적으로 다른 안건을 이월시키고 봉은사 안건을 우선 처리했다”며 “이는 추모분위기로 봉은사 측에서 함부로 반발하지 않을거란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상식적, 법리적으로 모두 납득이 안되는 사안이다.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지정하려면 특별분담사찰을 해지해야 한다. 현재 봉은사는 특별분담직영사찰이 된 셈”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명진 스님은 “무리해서 직영사찰을 지정하다보니 종단과 불교 망신의 추태가 나오고 있다. 무리수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의혹을 내비췄다.
스님은 이날 신도임원들에게 주지로서 이런 사태를 맞게 된 입장과 주지직을 떠나 봉은사 대중으로서의 우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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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 스님은 “많은 신도들이 과거 상처를 잊고 날로 바뀌는 봉은사를 보며 승가에 대한 신뢰를 키웠다. 저도 우리 신도님 우리절이란 마음으로 더 잘해보려는 생각만을 갖고 있다가 청천벽력 같은 종단의 결정을 접했다”고 말했다.
지난 일요법회시 ‘끝까지 막겠다’, ‘서명운동을 벌이겠다’ 등의 발언에 대해서는 “당시 발언은 암암리에 총무원과 주지직을 갖고 미리 협의했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서명운동은 불교 전체를 보면 맞지 않는 것 같다”며 철회 의사를 밝혔다.
스님은 “봉은사와 인연이 다하면 홀연히 떠나는 것이 불법이지만 지금은 인연이 다했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산행 등으로 생각을 정리해 금주 일요일 대책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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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 스님은 신도회 임원들에게 “이번 일요일 사부대중이 봉은사를 염려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면 누구라도 봉은사를 함부로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일요법회 동참을 당부했다.
한편, 송진 봉은사 신도회장은 이날 회의에서“직영사찰건은 올해 결정 안됐더라도 언젠가는 닥칠 일이었다. 주지 스님 같이 훌륭한 분이 계실 때 이런 일이 닥쳐 오히려 다행”이라며 “어려운 화두지만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기 위해 마음을 모으자”고 말했다.
이날 운영회의에서는 봉은사 이월 재정 보고 및 서산 장학금 전달식도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