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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스님들은 어느 한 계파로 권력의 무게가 쏠리는 것을 원치 않았다. 공의를 거치지 않은 독단도 경계했다. 계파간 연대 속에 제33대 집행부를 출범시킨 안정과 화합을 해치는 것은 더더욱 반대했다.
조계종 중앙종회 제183회 임시회는 동국대 이사후보 추천 동의의 건,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 지정 승인의 건과 선본사 특별분담사찰 전환 지정 동의의 건, 총무원 부원장제 신설 등이 쟁점사안이었다.
동국대 이사후보 추천 동의의 건은 종립학교관리위원회의 후보 선출 직후부터 논란이 뜨거웠다.
격론 끝에 투표를 거쳐 쟁점사안 중 첫 상정된 동국대 이사후보 추천 동의의 건이 부결됐다.
이를 두고 교계에서는 공의를 수렴 않은 독단의 당연한 수순이라는 평가와 계파간 공조의 금가기가 시작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반면에 종립학교관리위원회 스님들을 중심으로 “중앙종회가 일정 부분 책임과 권한을 위임해 종립학교관리위원회를 구성해 놓고는 그 역할을 중앙종회 스스로 무시한 부당한 처사”라는 목소리도 있다.
동국대 이사후보 추천의 건에서 특정 계파의 후보추천이 저지되자, 그 여파는 바로 총무원 부원장제 신설로 미쳤다. 종회의원스님들은 총무원 부원장제 신설 역시 부결시켰다.
동국대 이사후보 동의안 부결에서 특정 계파가 저지된 것을 볼 때, 종회의원스님들이 총무원 부원장제를 현 총무원장제의 권력 구도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으로 이해해 갈등의 소지를 막고자 부결시킨 것이라는 짐작이 가능하다.
또, 총무원 부원장제 신설은 총무분과위 논의 단계서부터도 여론 수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총무원장이 제출한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과 선본사 특별분담금사찰 전환 건을 두고서는 판단이 엇갈렸다. 의원스님들은 총무원이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지정해 강남ㆍ북 포교벨트를 구축하고 총무원 재정 건전화를 꾀하겠다는 주장은 수용했지만, 일각에서 특정본사와 연관된 선본사의 특별분담금사찰 전환에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번 종회는 공의 수렴을 중시하고, 종단 내 조성된 안정과 화합 기조 유지를 위한 종회의원스님들의 의지가 피력된 종회였다.
반면에 법정 스님 원적에 따라 조기 폐회했다고는 해도, 주경 스님 등이 발의한 4대강 사업 중단 촉구 결의문 채택의 건과 무애 스님 등이 발의한 제23교구본사 관음사 관련 소송 및 채무 해결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의 건 등 삼보정재 수호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한 안건들은 소홀했다는 비판은 면키 어렵게 됐다.
한편, 대한불교진흥원제지리찾기특별위원회(위원장 의연)는 종회에서 배포한 ‘대한불교진흥원 관련 조사결과보고서’에서 “조계종은 진흥원에 대한 책임과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