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준비위원회 진화 스님은 12일 기자브리핑에서 “법정 스님은 입적 전날 밤, 상좌스님 8명(덕조 덕인 덕현 덕문 덕운 덕인 덕일 덕진)에게 ‘어디서든지 내 제자로 부끄럽지 않게 살아라. 정진의 힘으로 죽을 때 어지럽지 않도록 하라’는 가르침 남겼다”고 전했다.
이어 스님은 “법정 스님이 입적에 즈음해 길상사와 수류산방에 가고 싶다는 말씀 여러 번 하셨다. 대중이 ‘스님에게 길상사에 가시겠냐’고 여쭈니 법정 스님이 승낙해 길상사로 모시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진화 스님은 “길상사 도착 후 대중이 스님에게 ‘길상사 절입니다’라고 하니 고개를 끄덕이셨다. 오후 1시 31분 열반에 드셨다‘”고 설명했다.
특히 진화 스님은 “법정 스님은 길상화 보살에게 길상사 시주 받은 후 단 하룻밤도 길상사에서 주무신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법정 스님은 길상화 보살에게 길상사 전신인 대원각을 보시 받을 때도 10여 년을 고사했다. 또, 길상사 창건 후에는 길상화 보살에게 법명과 단주 하나만을 남겼을 뿐이었다.
“법정 스님이 길상사에서 단 하루도 주무신 적이 없다”는 진화 스님의 말은 길상사를 시주 받고서도 (자기 것이라 생각해) 기거하지 않은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정신이 두드러진 일화이다.
또, 법정 스님이 시주의 은혜를 얼마만큼 어렵고 크게 생각했는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한편 스님은 “법정 스님은 입적에 즈음해서는 필답으로 대중과 대화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