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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4대강 사업 강행에 대한 국민의 반발의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불교계 환경ㆍ생태 분야 전문가들이 4대강 사업에 대한 대정부 권고를 발표했다.
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수경)와 에코붓다(대표 법륜)는 3월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4대강 개발, 다른 대안은 없는가’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환경과 생명의 가치보존을 중심에 두고 한국불교가 사회와 공존할 수 있는 방안에 해해 대중적 의사를 결집하여 4대강 사업 저지를 현실화시키기 위해 지난 3개월간의 연구ㆍ토론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였다. (관련기사 3면)
불교계의 4대강 사업에 대한 대정부 권고안은 △국민과 합의ㆍ동의과정을 거칠 것 △본류에 앞서 지천부터 살릴 것 △법적 절차를 따르고 충분한 환경영향평가조사를 진행할 것 △대안ㆍ대책 마련 후 신중하게 시행할 것 △시범지역 시행 후 확대 시행을 고려할 것 등이다.
에코붓다 유정길 대표가 발표한 권고안에서 전문가들은 “4대강 사업은 22조원이 훨씬 넘게 투입되는 거대한 토목공사임에도 불구하고 국민과의 합의와 동의과정을 거치치 않았다. 4대강과 관련된 지역주민, 시민, 전문가들과 함께 거버넌스(협치)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문가들은 “홍수피해와 가뭄이 본류인 국가하천이 아니라 지방하천ㆍ소하천 등 지류에서 발생한다”며 “수질개선과 홍수예방, 수량확보 등을 위해 4대강 사업을 해야한다면 지류부터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졸속으로 처리된 문화재지표조사 등 환경영향평가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지역주민, 자연과 생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자연과 공생하는 개발을 위해 MB정부는 4대강 사업을 현 정권의 임기 내 완공하겠다는 욕망을 포기해야 한다”며 “현 세대만이 아니라 미래 세대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사업인 만큼 4대강 사업 시행에는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4대강 사업은 일단 시행되면 돌이킬 수 없을만큼 피해규모가 상상을 초월한다. 국가예산 낭비를 막는 등 시행착오를 막기 위해서라도 규모가 작은 몇 곳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해 사업을 충분히 평가한 뒤 전국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날 행사에는 중앙종회의장 보선 스님을 비롯해 前 천주교 수원대교구장 최덕기 주교, 신경림 시인, 이부영 前 국회의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중앙종회의장 보선 스님은 격려사에서 “모든 사회ㆍ자연ㆍ법률 질서가 무너진 상황이라면 경제가 나아진 것은 의미가 없다”며 “우리 모두 자기위치에서 자기 직분을 다하지 못해 생명을 위협하는 사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이웃에 대한 연민, 사랑이 이 자리를 만들었다. 4대강 대안 권고가 받아들여져 우리가 바라는 편안하고 안락한 ‘정토’가 구현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수경 스님은 인사말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개발이라는 거대 국토개조사업을 자신의 임기 안에 완공하기 위해 환경 사회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대규모 개발로 생태계 파괴되고 교육ㆍ의료ㆍ복지ㆍ지방자치 등 서민경제에 심각한 문제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스님은 “불교가 인간다운 삶의 버팀목이 돼 4대강 저지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이 자리가 4대강을 실질적으로 살리는 대안을 마련하는 일말의 기미라도 보인다면 보람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은 “4대강 유역에는 1400여 문화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의 문화와 자연환경을 담고 있는 4대강을 세계문화유산(세계복합유산) 예비 후보로 등재 하기위해 준비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불교환경연대 명계환 정책팀장은 이번 심포지엄에서 연구ㆍ발표와 토론을 맡은 전문가들이 중심이 돼 불교환경연대 산하 연구원(가칭 사단법인 불교환경문화 연구소)을 개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불교환경연대의 연구소는 2003년 북한산 사패산 관통 터널 저지 때 받은 보상금을 회향한 것으로 4대강을 비롯한 환경ㆍ문화ㆍ사회에 대한 불교적 정책과 대안마련을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이뤄질 전망이다.
박선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