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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 자활… 사회적 기업
장애인 삶의 질 향상은 비장애인 인식개선부터
연화원 원예치료교육 수강생들이 졸업 시즌을 맞아 만든 후리지아 꽃다발을 들고 웃고 있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사람이 누구예요?”
“(검지손가락을 코에 갖다 댄 뒤 엄지와 새끼 손가락을 들며) 어머니, 아버지요.”
“오늘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꽃다발을 만들어 볼 거예요. 그분들에게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집중해 그대로 선생님을 따라 만들어보세요. 꽃다발을 엮을 때 철사로 하면 안 돼요. 꽃들도 생명이 있어 아파하거든요. 테이프로 살살 감아주세요.”

해성 스님이 장애인 수강생들에게 직접 수화로 생명의 소중함을 함께 가르치며 꽃다발 만들기를 도와준다.

서울 석촌동에 자리 잡은 사회복지법인 연화원(이사장 해성)의 화훼공예 작업장에서는 매주 수요일 청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원예치료수업에서 꽃꽂이, 압화(押花), 꽃다발 제작이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청각장애인들은 의사소통의 장애로 언어ㆍ인지ㆍ지적 발달에 지체현상을 가져와 지적인 수준과 이해력이 저하되기 쉽다. 또 많은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실력을 발휘하고 개발하고자 문화센터나 지역의 복지관을 찾아도 수화통역이 이뤄져야하기 때문에 직업 및 교양활동을 한다는 것은 청각장애인들과는 별개의 문제로 인식됐다.

원예치료는 우울증ㆍ치매환자 뿐만 아니라 정서불안 어린이, 청소년 등을 위한 효과적인 심리치료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원예활동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고취와 작품 활동을 통한 자기주장과 발표력향상은 물론 꽃과 식물의 생장ㆍ발육ㆍ수확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원예기술을 익혀 직업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직업재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청각장애인들의 사회적응을 돕기 위해 1993년 개원한 연화원은 교양강좌, 운전·한글 교육 등을 펼치고 있다. 2003년에는 ‘꽃사랑 소리사랑’이라는 꽃가게를 열어 청각장애인들의 자활을 지원해 서울시 장애인 인식개선 사업 우수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연화원은 원예치료교육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자격증 취득을 지원해 장애인들이 직접 강사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심우도를 액세서리 보관함에 표현했다.

꽃꽂이 수업에 참여한 고근인(46ㆍ여)씨는 “꽃꽂이에 관심이 많아 이곳저곳에서 몇 번 배우다가 연화원을 알게 됐다. 강사의 설명을 바로 수화로 통역해주니 이해하기가 쉽다”며 “이 곳에서 꽃꽂이를 배우니 나도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됐고 앞으로 꽃꽂이 자격증을 따서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강사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렇게 장애인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진력을 다한 연화원은 2009년 2월 노동부 고용지원센터로부터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돼 장애인들이 고용을 보장받으며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게 했다.
현재 10여 명의 청각장애인들이 연화원에서 압화(꽃누름) 및 화훼교육을 통해 관련 상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시계, 액자, 액세서리 등에 압화 기술을 적용해 만든 제품은 그 상품가치가 높아 지난해 10월에는 국내 230개 우수 중소기업체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연화원은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2009 제14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 참가해 재외동포 사업가들에게 압화 상품의 예술성을 널리 알렸다.

불교상품 개발의 일환으로 제작한 압화 작품. 광배는 산딸나무 꽃잎으로 얼굴은 백장미꽃잎 목과 가사 부분은 감나무와 떡갈나무로 꾸몄다.

연화직업재활원이 사회적기업으로 운영되기는 하지만 노동부의 지속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업의 수익성이 보장돼야만 최장 3년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매출이 증가해야 그만큼 고용가능 인원수도 증가하고 장애인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성 스님은 “압화 제작의 모든 과정에 장애인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나중에 이들이 디자이너, 사업가, 압화 강사 등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어 앞길이 무궁무진하다”며 “어려운 형편의 장애인들에게 안정적인 수입을 통한 재활의지를 고취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이러한 사회적기업을 통한 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이 가능하려면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인식개선이 우선돼야함은 물론이다. 불자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란다”고 당부했다. (02)2201-5831
이나은 기자 | bohyung@buddhapia.com
2010-02-26 오후 9:43:00
 
한마디
불자 이른바 정상인들이여...장애인들을 괴롭히지나 말아라. 말로는 사랑이니 자비니 하면서 장애인을 보면 놀릴 생각이나 하는 이 정상인 족속들아...
(2010-02-27 오전 9: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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