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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자녀, 외국어 실력 마음껏 뽐내
한국다문화센터, 다문화 이중언어 경진대회 개최
다문화 이중언어 경진대회에서 우승한 지원자들이 상장을 보이며 웃고 있다.


“통ㆍ번역사가 돼 한국과 일본의 문화차이를 올바르게 전하는 파수꾼이 되겠습니다. 피부와 문화가 다르다는 이유로 혼혈인을 차별하지 말고 글로벌 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그들을 대할 때 비로소 세계 속의 대한민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양준태 군(17ㆍ순천 제일고)이 유창한 한국어ㆍ일본어 실력으로 150여 청중들 앞에서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전환의 중요성을 발표했다.

한국다문화센터(공동대표 보선ㆍ김의정)는 2월 25일 서울 중구 매일경제신문 12층 대회의실에서 전국 최초로 ‘제1회 다문화 이중언어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매일경제신문사 주최, 한국다문화센터ㆍ배화여대 주관으로 열린 경진대회에는 양준태군과 같은 다문화가정 자녀와 부모 80여 명이 한국어와 제2 모국어 실력을 뽐냈다.

이날 열린 행사는 결혼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의 한국어 능력을 강화하고, 다문화 자녀의 이중언어 능력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보선 스님은 “이주민의 한국사회 통합과 다문화 자녀의 글로벌 인재로의 육성을 목표로 추진된 것으로 전국적 차원에서는 최초”라고 설명했다.

이중언어 경진대회는 성인부와 학생부로 나뉘어 치러졌다. 성인부 참가자는 중국 일본 베트남 키르키스탄 우즈벡 몽골 등 7개국 출신의 결혼이주민 여성과 외국인 노동자 40여 명이 참가했으며 학생부는 일반 초중고에 재학중인 다문화가정 자녀 40여 명이 참가했다.

성인부 참가자들은 한국문화와 한국적응기 등을 주제로 3분 동안 자유롭게 발표했다. 학생부는 5분 동안 한국어와 제2 모국어를 함께 사용해 △학교생활 △꿈ㆍ장래희망 △우리가족 소개 중 한 가지 주제를 발표했다.

일본인 엄마를 둔 양준태 군은 한ㆍ일간의 갈등으로 인해 학교생활에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양군은 “2009년 WBC 한ㆍ일전 야구 중계를 볼 때였다. 학급친구들이 ‘누가 이기면 좋으냐?’는 질문을 했다. 가끔씩 날아오던 ‘독도는 누구 땅이야?’라는 질문과도 굉장히 흡사하면서도 내 대답을 강하게 요구해 당혹스러웠다”며 다문화가정 자녀라면 겪을 법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줬다.
성인부 참가자들은 김치, 절하기 등 낯선 한국 문화 때문에 빚어진 일화를 들려줘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학생부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박선화양(9ㆍ부여 양화초)은 “대상을 받아 기분이 매우 좋다. 엄마는 태국 사람인데 엄마와 함께 대회를 위해 매일 연습했다. 보통 아빠랑은 한국말로 엄마랑은 태국말로 말한다”고 말했다. 선화양의 어머니 와사나(45ㆍ태국인)씨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엄마의 모국어도 함께 배우고 싶어 하지만 시댁에서 이중언어 습득을 꺼려한다”며 “이중언어 경진대회가 많아져 아이들이 자부심을 갖고 외국어를 많이 배웠으면 한다. 평소 태국어로 대화한 덕분에 선화는 언어습득능력이 뛰어나다. 현재는 태국어, 중국어, 일본어, 영어를 말하며 학급에서도 1등을 놓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생부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박선화양(9)이 사자와 생쥐 이야기를 태국어로 발표하고 있다.



한편 이날 성인부 대상은 왕쭝징(32ㆍ중국)씨가 받아 고국방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김성회 한국다문화센터 사무총장은 “언어학자들에 따르면 아이들은 5개 언어를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다문화가정이 가진 언어 경쟁력 발휘를 위해서는 이중언어 경진대회같은 프로그램이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 다문화가정에서는 한국말을 제대로 배우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감에 외국 출신 어머니가 아이에게 자신의 모국어 가르치기를 싫어한다”며 “외국어를 할 때마다 남편과 시어머니가 스트레스를 주는 사례가 많아 이중언어 구사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나은 기자 | bohyung@buddhapia.com
2010-02-26 오후 8: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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