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의 화합과 중앙종회에서도 인정된 동국대 이사 선출의 불문율이 지켜질 수 있도록 선각 스님과 종호 스님은 이사 후보를 사퇴하는 용단을 내려주시기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종립학교관리위원회가 2월 25일 동국대 이사의 통도사와 월정사 지분에 종책모임 소속 스님을 후보로 선출한 것에 오대산 월정사 대중스님이 입장서를 발표했다.
월정사 대중스님은 26일 ‘제79차 종립학교관리위원회 결과에 대한 오대산 월정사의 입장’이라는 제하의 성명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월정사 스님들은 “월정사는 동국대 설립에 가장 많은 재산을 출연한 사찰이지만 이번 종관위 회의에서 정념 스님의 후임 이사후보로 선출된 스님들은 월정사와 아무 연관도 없는 스님들로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있는 선출”이라 지적했다.
이어 월정사 대중스님은 “동국대 이사직 배정은 1990년 제99회 긴급 비상 중앙종회 본회의에서도 토론됐던 사항”이라면서 “당시 중앙종회 의장스님도 ‘동국대 이사 선출은 출자 사찰 전체를 예우할 수 없지만, 출자가 많은 월정사와 통도사, 백양사는 예우해야 하기에 각 사찰 스님을 이사직에 배정해 선출했다’고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월정사 스님들은 “소통과 화합을 강조하는 제33대 집행부가 출범한 때 합리적인 이유와 대중적 동의 없이 기존의 합의와 불문율이 무너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동국대 이사후보 선출에 출자 사찰에 대한 기여도가 인정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월정사 대중스님의 입장서 전문이다.
제79차 종립학교관리위원회 결과에 대한 오대산 월정사의 입장
2월 25일 열린 제79차 종립학교관리위원회의 회의 결과에 대해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본사 월정사 대중들은 동국대학교의 설립에 기여도가 큰 출자 사찰에 대하여 해당 사찰의 의견을 존중하여 이사직을 배정하였던 지금까지의 불문율이 깨진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불문율은 중앙종회 본회의에서도 논의되어 본회의의 의결에 반영된 바 있습니다. 1990년 2월 21일 개최된 제99회 긴급 비상 중앙종회 본회의에서는 동국대학교 이사 및 감사 선출에 대한 안건을 논의하면서 동국대학교 설립에 기여도가 큰 출자 사찰에 대한 이사직 배정에 대해 토론이 있었습니다. 출자의 많고 적음이지 동국대학교 설립에 출자하지 않은 사찰이 없기에 배려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과 설립 기여도를 인정하여 이사직을 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토론 되었습니다. 중앙종회 의장스님께서 동국대학교 이사 선출 결과를 발표하시면서, 동국대학교 이사 선출은 출자 사찰 전체를 예우할 수 없지만, 출자가 많은 월정사와 통도사, 백양사는 예우하여야 하기에 각 사찰의 스님을 이사직에 배정하여 선출하였음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금번 회의를 보면 통도사의 경우에는 통도사 소속 스님들로 선출이 이루어졌으나, 동국대학교 설립에 가장 많은 재산을 출연한 사찰인 월정사는 월정사와 아무 연관도 없는 선각스님(해인사 주지)과 종호스님(쌍계사 중앙종회의원)이 정념스님의 후임 이사 후보로 선출되었습니다.
특히 동국학원 이사 후보로 복수 선출된 네 분의 스님 모두 특정 종책모임 소속이라 하니, 이는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있는 선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통과 화합으로 함께하는 불교를 내걸고 힘차게 출범한 제33대 총무원이 한국불교의 도약과 중흥을 위해 나아갈 수 있도록 안팎으로 도와야 할 시점입니다. 이 시기에 합리적인 이유와 대중적 동의 없이 기존의 합의와 불문율이 무너지는 것은 교계언론에서도 종단 내 갈등의 소지가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종단 발전과 중흥을 위해 모두 힘을 모을 때입니다.
이에 월정사 대중들은 종립학교관리위원회가 출자 사찰에 대한 기여도를 인정해 주기를 다시 한 번 부탁드리며, 후임 동국학원 이사 후보를 재추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종단의 화합과 중앙종회에서도 인정된 이사 선출의 불문율이 지켜질 수 있도록 선각스님과 종호스님께서는 이사 후보를 사퇴하는 용단을 내려주시기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중앙종회의원스님들께도 호소합니다. 금번 회의 결과대로 본회의에 안건 상정 요청이 있으면, 제99회 중앙종회 본회의의 의결 결과가 반영될 수 있도록 안건을 반려 내지 부결하여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불기 2554(2010). 2. 25.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본사 오대산 월정사 대중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