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세계화의 대서원 아래 착공해 3년 여의 산고를 겪은 국제템플스테이센터. 2000만 불자들의 염원인 국제템플스테이센터 완공이 불과 3개월 여 남은 가운데 운영주체 및 구체적 운영계획도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계종은 2월 18일 서울 신정동 불사현장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등 주요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템플스테이센터 상량식을 봉행했다.
2008년 11월 첫 삽을 뜬 국제템플스테이센터는 이날 상량식에서 지상 7층ㆍ지하 3층, 동시수용인원 800여명ㆍ상주인원 100여 명 규모의 웅대한 자태를 드러냈다.
국제템플스테이센터에는 국고지원금 190억 원을 포함해 400여 억원이 투입됐다. 이 대작불사는 현재 내부단장 등 전체공정의 30%만을 남겨두고 있다. 650여 평에 자리한 센터는 1층 상업시설, 2층 법당, 3층 식당, 4층 선체험ㆍ치유시설 5~6층 개인선방 24동, 7층 공용선방의 시설을 갖추고 올 6월 개원할 예정이다.
한국형 플럼빌리지를 표방한 국제템플스테이센터는 조계종 제33대 집행부가 중점사업으로 천명한 수도권포교 활성화의 핵심시설로, 향후 건립될 각 지역명상센터 등과 연계해 유기적으로 운영된다.
웅대한 시설 운영 비전에도 불구하고 국제템플스테이센터는 현재까지 운영주체 확립 등 내부작업이 미진하다.
조계종 총무원은 국제템플스테이센터 운영팀 등을 구성하기 위해 2월초 열린 종무회의에서 총무부ㆍ재무부ㆍ기획실ㆍ불교문화사업단의 관련 4개부처로 구성된 TF팀(팀장 정형근ㆍ재무회계팀장)을 발족했다.
이를 두고 교계에서는 “TF팀에서 운영계획 등 초안이 마련돼도 운영 총책임자가 정해지면 대폭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 운영 책임자가 정해지지 않는 이상 세부적인 운영계획 마련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TF팀 한 관계자는 “현재 국제템플스테이센터 운영계획은 없다. 세부적인 운영프로그램까지는 TF팀이 기획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인허가 문제로 개원이 늦춰져 수개월의 시범기간을 거친 공주 전통불교문화원와 달리 국제템플스테이센터의 경우는 시범운영기간이 완공 후 1달여에 불과해 더욱 발빠른 대처가 요구된다.
이외에도 국제템플스테이센터 운영과정에 센터 건립에 기여한 종도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가 건립부지를 제공한 조계사와의 문제다.
국제템플스테이센터 부지는 조계사 소유로 2007년 11월 부지선정 과정부터 진통을 겪었다. 조계사는 1992년부터 신도들이 떡 등을 팔아 모은 품돈과 은행 대출을 받아 약 35억 원을 들여 현재 부지를 매입했다. 조계사 내부적으로는 부설 포교당 등으로 활용하면서 부채탕감과 매각을 통한 조계사 성역화 자금마련 등의 논의가 오갔다. 하지만 2007년 당시 시가 160억 원의 부지를 담보로 총무원과 불교문화사업단이 국고지원금을 지원받기로 결정하면서, 이 땅은 특별한 공식논의 없이 국제템플스테이센터라는 이름으로 지어지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조계사 신도들의 반발이 일었고, 조계사 주지가 당시 총무부장이던 원학 스님으로 교체되기도 했다.
원학 스님은 “센터 완공 후 조계사 포교당으로 운영돼야 하는 만큼 총무원장 스님에게 이러한 뜻을 전했다. 신도회가 운영 일부분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당시 반발을 무마시켰다.
현재 국제템플스테이센터 부지로 인해 조계사의 몫이 된 부채는 이자 포함 총 70억에 달한다. 조계사 성역화 사업으로 2009년 9월 매입한 삼오모텔 관련 부채까지 고려한다면 조계사로서는 엄청난 액수다.
조계사 신도회 관계자는 “그동안 종단과 조계사 측과의 부채탕감과 운영 논의는 없었다. 6월 중 30억을 추가로 갚아야 하는 상황에서 신도들에게 영구위패, 불사를 위한 보시 동참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제템플스테이센터는 개신교 신자로 추정되는 주민들이 조망권을 들어 소송을 제기하는 등 순탄치 않은 건립과정을 겪었다. 수많은 난관에도 지금의 센터가 모습을 드러낸 데는 수많은 종도들의 애정어린 희생이 있었다. 이러한 종도의 바람을 저버리지 않는 운영계획을 확립하는데는 완공까지 3개월 남짓한 시간은 충분하다.
자승 스님은 2월 18일 상량식에서 “국제템플스테이센터는 불교 명상 프로그램 등 교육을 진행하는 전문화된 공간이 부족한 실정에서 한국불교를 해외에 알리는 터전이 될 것”이라고 축사했다. 자승 스님의 말처럼 불자들의 정성이 모여 국제템플스테이센터가 제2의 황룡사로 도심 속에 우뚝 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