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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레비 콜렉션 속 불교 음악 발굴
'존 레비 콜렉션 한국음악 선집' 출반한 김선국 저스트 뮤직 대표
<존 레비 콜렉션 한국음악선집>을 출시한 저스트 뮤직 김선국 대표

# 얼마 전 한 음반이 출시됐다. ‘존 레비 콜렉션 한국음악선집’은 출반 되자마자 많은 사람의 관심을 모았다. 음반은 1964년에 한국을 방문했던 영국인 존 레비가 수집한 한국전통음악 자료들을 복각해 만들어졌다.

이 음반이 많은 사람의 관심이 대상이 된 이유는 외국인이 한국전통음악을 녹음했다는 이유만은 아니었다. 존 레비가 녹음한 음악들은 전통음악의 불모시대였던 1960년대 음악이라는 점과, 그가 만난 음악가들이 당시 한국음악계의 최고 음악가였단 사실, 또 여태껏 잘 알려지지 않았던 민속음악이 대거 수록돼있었던 점이 자료의 가치를 더욱 높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존 레비의 음원들은 1960년대 한국음악의 초상(肖像)으로 한국음악 역사를 증명하는 학술적으로도 귀중한 자료이다. 이런 존 레비를 국악계에 단비 같은 존재로 만든 사람이 있다. 바로 저스트 뮤직 대표인 김선국(42)프로듀서이다.

오랜만에 단비가 내리던 2월 10일 김선국 대표를 만나 그간의 앨범 준비 과정이야기를 들어봤다.

# “파리에서 1968년도 발매된 ‘한국의 불교음반’을 발견한 것이 존 레비와의 첫 만남이었죠.세상에는 미쳐 다 알려지지 못한 음악선구자들이 많습니다. 존 레비도 그런 사람 중 한 사람이죠.”

김선국 대표가 존 레비에 대한 존재를 안 것은 2008년 6월 프랑스 파리에서였다. 여행을 좋아하는 김 대표는 평소 파리를 자주 드나들었다. 그는 우연히 들린 어느 한 음반가게에서 존 레비의 ‘한국의 불교음반’이라는 음반을 발견했다. 존 레비와 김선국 대표의 만남은 그렇게 이뤄졌다.

김 대표는 그날을 “거만한 여행자가 어느 지루한 날 발견한 보물 같은 음반”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의 불교음반’을 발견한 김 대표는 그 때부터 존 레비에 대한 발자취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존 레비의 발자취를 뒤쫓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앨범이 제작되기 까지는 총 1년 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김 대표는 “그 과정은 정말 소주 없이는 말하지 못하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정말 힘들었죠.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많았습니다. 근데 저는 원래 천성이 ‘촌놈’기질이에요. 지기 싫어하고, 아무것도 가진 것 없지만 뚝심은 있었죠. 제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고 떳떳하고자 더욱 이를 악물고 덤볐죠.”

그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바로 존 레비의 모든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대학과의 계약문제였다. 에딘버러대학은 존 레비가 남긴 방대한 녹음테이프들과 사진자료, 현장메모와 서류 등을 유족들의 기증에 의해 ‘존레비콜렉션’이라는 이름으로 보관하고 있었다.

“계속 제 이야기를 듣지 않고 거절하는 에딘버러대학 측에 매일같이 전화를 건다고 상상해 보세요. 정말 보통 인내로는 할 수 없습니다. 정말 에딘버러학교와 일이 성사되기까지는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죠.”

어렵게 대학 측 승인을 얻어 존 레비의 자료들을 열람했을 때 그는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존 레비가 녹음한 자료 테이프는 700여 개가 넘었고, 굉장히 구체적으로 정리돼 있었다. 또한 존 레비는 당시 최고급 스위제 녹음기를 사용해 음원상태도 양호했다.

“정말 방대하고 잘 보관돼 있는 자료들에 놀라지 않을 수 가 없었죠. 이번 앨범은 국립국악원과, 국악전문가들을 통해 선별한 곡들을 앨범에 실었습니다.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아쉽습니다.”

김 대표는 존 레비 콜렉션을 10장의 CD로 선별했다. 그 결과 앨범에는 관악영산회상, 영산회상별곡, 불교음악, 궁중음악, 민속음악 등 다양한 한국전통음악이 망라됐다.

“존 레비는 종교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이었습니다. 종교란 것은 사람의 영혼을 매만져 주고 위로해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존 레버가 녹음한 영산회상, 불교음악들을 통해 한국전통음악의 정취를 느껴 보십시오.”

“이 앨범을 통해 대중들이 한국에는 멋 드러진 예인(藝人)들이 많았다는 것을 기억해 주길 바랍니다. 또 앞으로 국악을 공부하는 젊은이들에게 이 앨범이 좋은 자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존 레비

#존 레비(John Levy, 1910~1976)는…

존 레비(사진)는 1910년 4월 28일 유태계 영국인 가정에서 네 명의 자녀 중 막내 외아들로 태어났다. 다재다능하면서도 굉장히 영적이었던 그는 유대교와 이슬람(수피교)을 비롯해 힌두교에 심취해 있었다.

그가 1958년~1971년 녹음한 자료들은 대부분 종교음악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그가 방문했던 국가의 전통음악 자료들도 상당수 차지하고 있다.

존 레비 콜렉션 중에는 한국 인도 부타 스리랑카 대만 홍콩 아이슬란드 등에서 수집한 자료도 있다.
존 레비는 1964년 한국음악녹음 당시, 귀화 국악인 ‘알란 헤이만’에 과 故 이혜구 박사를 비롯한 문화계 인사 및 국악계 학자와 연주자들을 만나 자문을 얻었으며, 현재 하와이 주립대 이병원 교수의 통역을 녹음을 진행했다.

그는 50일간 한국에 머무는 동안 국립국악원을 중심으로 궁중음악, 풍류방음악 등을 먼저 녹음했다. 제주도에서는 제주민요와 칠머리당굿의 초감제를, 이어 서울에서 민속음악과 봉원사의 불교음악을 녹음했다.

존 레비는 1974년 겪은 오토바이 사고 후유증으로 1976년 12월 28일 사망하기까지 평생을 음악에 심취했던 인물이었다.
글=이은정 기자 사진=박재완 기자 | soej84@buddhapia.com
2010-02-17 오후 2: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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