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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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사 토요법담 “승ㆍ속이 법담으로 어우러진 자리”
길상사 토요법담
작지만 아늑한 기운이 감도는 길상사 설법전에서는 100여 신도들이 반짝이는 눈으로 법문을 경청하고 있었다. 하늘에서 햇빛이 설법전을 향해 쏟아지는 것 같았다. 창호지를 뚫고 따뜻함이 전해 졌다.

길상사 주지 덕현 스님.

서울 길상사(주지 덕현)에서 열리는 토요법담은 덕현 스님의 강의, 좌선, 휴식, 질의응답 순으로 두 시간가량 진행됐다. 토요법담은 불자들에게 불교의 바른 이해를 돕기위해 마련된 자리이다.
2월 6일 열린 토요법담은 <반야심경>의 내용으로 채워갔다.
“<반야심경>은 마음(心)이 핵심입니다. 관(觀)을 통해 세상을 바르고 여실히 살펴(조견: 照見)야 일체 고(苦)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공하다는 것을 유지시키고 관을 할 때는 지속성을 가져야 합니다.”
스님의 말씀 하나하나를 법당을 메운 신도들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귀를 쫑긋하며 각자의 마음에 심(心)을 새겼다.

스님의 지도에 따라 명상하는 길상사 신도들.


수업이 끝나고 스님의 지도아래 좌선시간이 이어졌다. 결가부좌를 하고 스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인다.
“모든 것이 내 마음안의 작용입니다. 마음이 지어낸 ‘나’라는 것도 내 마음이 일으키는 꿈일 뿐입니다. 알고 보면 그대로가 아름다고 여여한 진리의 세계입니다. 본래의 마음에서 의식이 깨어나 생각을 일으키고 바깥세계를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실제 있다’는 생각은 지혜의 눈을 뜨고 보면 다 내 마음이 지어낸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부처님의 지혜의 눈으로 보면 ‘마음의 춤’일 뿐입니다.”

명상하는 길상사 신도.


불자들과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궁금한 것을 종이에 적어 스님에게 전했다. 첫번째는 ‘보림(保任)’에 대한 질문이다.
“무엇을 보호하고 무엇을 지킨다는 걸까요?”
덕현 스님이 답했다. “성품을 깨닫고 보면 따로 노력할 것이 없습니다. 아무것도 나를 묶지 않았는데 그렇게 묶인 것처럼 살아와서 자유로워지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우리의 습관은 주체보다 강합니다. 그것은 ‘업’이 마음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림은 깨달음 후의 휴식기간이라고 보면 됩니다.”
가피에 대한 질문에 스님의 대답이 이어졌다.“무엇이든지 잘 믿고 그 마음을 굳건히 지키면 기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하나하나가 다 가피력이라는 것이죠, 산중의 스님들은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스님이 제주도 남국선원에서 겨울 안거를 할 때입니다. 45일이 지난 어느날 한라산 등반을 했는데 산을 올라가다보니 벌써 해가 뉘였뉘였 해서 내려오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눈이 펑펑 내려 앞을 보지 못할 지경까지 이르렀어요. 스님은 걸음을 내 딛을 때마다 ‘관세음보살’을 염했습니다.
‘관세음살 관세음보살…’
그렇게 어디로 향하는지 모르고 걸음을 옮기다 정신을 잃었는데 눈을 떠보니 어떤 방에서 한 거사님이 스님을 돌보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안거가 끝나고 그 거사집을 다시 찾았습니다. 그런데 그 은에 흔적도 없더랍니다. 분명 그 자리인데 말이죠. 이런 것이 현응 가피입니다. 이렇듯 부처님 보살님을 지극하게 섬기며 여러가지 일들이 많습니다.”
덕현 스님은 “급박한 순간일수록 마음챙김을 할 수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토요법담에 참여한 사부대중의 모습.


스님은 “마음챙김을 기반으로 진정한 편안함과 행복을 얻어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줄 수있는 사람이 진정한 불자”라고 강조했다.
스님의 법담에 설법전에 앉은 대중은 흠뻑 젖어 들었다. 불단의 향로에서 타오르는 향이 대중의 옷에 스미는 것처럼. 대중은 스님의 법담에 부처님 가르침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고 있었다.


#덕현 스님 인터뷰
“불자들이 절에 와서 복ㆍ소원을 비는 기복적인 형태의 신행생활이나 신도 연령의 노령화에 문제를 느꼈습니다. 이 분들이 돌아가시고 나면 다음 세대가 불교를 지킬 수 있을까?하고 염려가 됐지요. 선원과 토굴의 수행생활에 집중하다 인연이 닿아 도심 사찰에 오게 됐는데 이런 문제에 직면하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님이 처음 길상사 주지로 와서 신도들의 불교 이해도, 신행을 보고 몇 가지의 문제를 느꼈다고 한다.
신도들에게 불교를 바르게 이해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 스님은 불자들의 수준에 맞춘 강의와 교리공부ㆍ신행생활에서 오는 의문점을 해소하면서 점차 진수에 다가갈 수 있도록 법담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필요가 공급을 만듭니다. 우리 불교도 고(苦)를 알아야 구도심이 생깁니다. 부처님은 사성제(四聖諦)를 통해 ‘고의 멸’이 가능함을 증명했습니다. 부처님은 완전한 행복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마음을 바로 봐야 합니다. 마음챙김을 통해 마음이 제자리로 오면 고의 멸이 됩니다.”
토요 법담에 참여한 불자들이 실제 삶에서 바른 마음씀을 생활화하는 것이야 말로 부처님 마음에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라는 스님은 “법담 시간만이라도 불자들의 마음에 변화가 일어 날 수 있다면 그것이 보람이죠”라며 다시 한 번 발원했다.
덕현 스님은 ‘토요법담’과 더불어 3월부터 길상사 불교대학을 개설해 부처님의 진리를 불자들에게 바르게 가르치고, 이해시키기 위해 도심에서 수행정진을 이어가고 있다.
박선주 기자 zoo211@buddhapia.com

박선주 기자 | zoo211@buddhapia.com
2010-02-11 오후 10:37:00
 
한마디
수잔네 진리의 말씀 감사합니다.
(2010-02-16 오후 3:5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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