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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직원에 의해 조계사 행사가 철회된 사건을 불교단체들이 ‘공권력에 의한 조계종단 자주성 훼손 사건’으로 규정하면서 사건이 일파만파 확대될 조짐이다.
경제정의실천불교시민연합, 조계종 종무원조합 원우회, 대한불교청년회, 불교여성개발원, 불교인권위원회, 불교환경연대,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참여불교재가연대, 청정승가를 위한 대중결사, (사)보리, 사찰생태연구소 등 11개 불교단체는 2월 2일 조계사 일주문 앞에 ‘국정원의 탈법 및 종교탑압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불교단체들은 ‘시민의 자율적인 행사와 종교의 권위마저 짓밟은 국정원의 조계사 사찰을 현 정부에 의한 민주질서 파괴라 규정하며 강력히 규탄한다’는 제하의 회견문에서 “시민의 행사가 국가기관 외압으로 취소된 것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의사표현의 자유마저 용납하지 못하는 편협하고 권위적인 정부의 국정 운영기조를 그대로 노출한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고 국정원장은 자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불교단체들은 “민심을 읽고 그 마음을 어루만지는 보살행을 실천해야할 불교가 시민의 자유를 지켜주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불교의 심장인 조계사가 권력에 의해 유린됐다는 점에 대해 한없이 부끄럽다”며 “국정원의 반사회적ㆍ탈법적인 민간 사찰에 단호히 대처하지 못한 조계사도 비판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불교단체들은 △국민의 의사 표현 자유 보장 △국정원의 민간 사찰에 대한 대통령 공개 사과 △실정법 위반 책임에 대한 국정원장 자진 사퇴 △불필요한 기관권의 전국 사찰 출입에 대한 조계종 총무원의 강력한 대처 등을 촉구했다.
회견문 발표에 앞서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수경 스님은 여는 말을 통해 “참담하고 걱정스럽고 창피한 사건”이라며 “불교계 단체를 대신해 (조계사에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던) ‘진실을 알리는 시민모임’에 참회한다. 재발 방지를 위해 불교계 단체가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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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이번 사건은 현 국정이 MB 위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반대와 문제제기 등에 대해 (대화가 아닌) 공권력을 통한 해결을 일삼은 결과이다. 국정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수 없는 현재 분위기상 이번 사건은 이제 시작으로 계속될 우려에 처해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스님은 “차면 기울고 넘치고, 강하면 부러지게 돼있다”면서 “이번일을 계기로 MB의 국정운영 기조가 국민 화합과 소통, 수용으로 변화하길 기원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기자회견에 참석한 불교단체 관계자들은 국정원의 압력에 굴복해 행사를 취소시킨 조계사에도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수경 스님은 “정부가 행사 취소를 강요했다고는 해도 조계사의 대응 방식은 참담하다”면서 “조계사 측에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대표 법안 스님도 “1994년 종단개혁 이후 첫 성과가 종단의 자주성이다. 이번 사건은 국정원이 종단 자주성을 송두리째 뒤흔든 사태로 묵과할 수 없다”며 “정부가 불교단체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으면 18일을 즈음해 조계사에서 개최 예정인 (가칭)‘종단 자주성 수호ㆍMB정부 규탄법회’를 비롯해 순차적으로 강도를 높여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