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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솔리스트 앙상블(감독 강형진)이 2010년 첫 기회연주회인 ‘화폐로 만나는 클래식 이야기’공연을 1월 18일 성황리에 마쳤다. 불교계에서는 거의 독보적인 클래식음악으로 활동하고 있는 니르바나는 항상 새로운 테마의 이야기들을 클래식과 엮어 공연했다. 2010년도 어김없이 ‘화폐’라는 새로운 주제로 클래식의 고고한 선율을 들려줬다.
이번 공연은 방학시즌을 맞아서인지 학부모와 학생들이 객석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현상을 보였다. 이렇게 다양한 관객층을 확보해 나가며 클래식 전파에 여념이 없는 강형진 단장(56. 사진)을 만나 그가 들려주는 또 다른 클래식의 뒷면의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공연을 마쳤다. 소감이 어떤가.
“항상 공연은 마치고 나면 아쉽다. 이번에 ‘화폐로 만나는 클래식 이야기’공연은 방학시즌을 맞아서인지 확실히 학생관객들이 많더라. 예전에는 이렇게 스토리 있는 연주공연을 할 때에는 다른 분들이 공연의 전반적인 해설을 맡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연주자인 내가 직접 해설을 했다. 확실히 예전에는 몰랐던 청중들의 반응을 알 수가 있었다. 좀 더 보완해 나가야 할 것들이 눈에 많이 보이더라.”
-항상 스토리 있는 공연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번에도 그런 공연을 했는데 아쉬웠던 점은 없었나.
“이번에 직접 해설을 보니 그런 사실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관객분들이 공연이 재밌다고들 많이 말씀은 해주셨지만 내가 느끼기엔 생동감은 좀 떨어지더라. 이제는 이렇게 단순히 해설만 해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이 섰다. 이제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공연보다는 영상과 해설 음악이 모두 매치되는, 오감이 만족되는 공연을 보여줘야 할 때이다.”
-그런 공연을 기획하려면 지금 보다 더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아질거 같다. 어떠한 점이 가장 문제가 될것 같나.
“뭐겠는가. 당연히 돈 문제다. 사실 이번 공연에도 영상과 해설이 같이 공존하는 그런 공연을 보여주고 싶었다. 주제가 ‘화폐’였기 때문에 화폐사진도 보여주고 그와 관련된 배경사진들을 보여주며 설명을 해주는 그런 공연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시간문제 인력문제 등도 있었지만 자금적인 문제가 젤 해소되지 않아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만약 그렇게 할 수 있었다면 이번 공연에는 학생들이 많이 와서 교육적으로도 아주 좋은 공연이 돼었을 것이다.”
-공연에 대해서 끊임없이 연구를 하는 것 같다.
“그렇다. 정말 좋은 공연 하나 만들기 위해서 애를 많이 쓴다. 이런 공연 하나 만들 때도 절대 혼자서 판단하지 않는다. 이런 저런 사항들을 많은 사람들과 의논하며 좀 더 새로운 것이 없는지에 대해 고민한다. 이번 공연은 배원준 선생님하고 준비를 하면서 어떻게 스토리 라인을 잘 짜는지가 가장 중요했다. 스토리가 탄탄하면서도 딱딱하지 않은 공연이 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는 연주자들이기 때문에 음악적인 퀄리티 또한 빼 놓을 수 없는 문제이다.”
-이렇게 항상 스토리 있는 매치를 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조금 무거운 이야기라 피하려 했는데 불교라는 종교는 살아가는데 있어서 고통을 어떻게 바라보고 헤져나갈지, 현재를 직시해 내가 어떠한 태도를 취해야 할지에 대해 말해준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평생을 해온 클래식이라는 음악이고, 클래식 음악가들의 삶을 통해 그들과 삶에서 배어나온 음악이 무엇인지를 들려주고 싶었다.”
-이렇게 불교 안에서 계속 활동을 하려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여러 가지 면에서 힘들어 보이는데.
“그렇다. 솔직히 활동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다. 그래도 불교 안에서 이렇게 공연을 하려는 것은 불교에서 음악적 인재가 너무 없기 때문이다. 젊은 인재를 발굴해 키워보고 싶어도 프로그램 등 무대를 설 수 있는 자리가 거의 없다. 나는 단원들을 뽑을 때 거의 내색을 안하 지만 그래도 불자인지 아닌지를 염두 해 두고 뽑는다. 그들에게 좋은 무대를 서게 해주고 돈도 되면서,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다.”
-불교 안에서 음악적 인재를 발굴해 키운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거 같다. 시장이 좁지 않나.
“그래서 이런 테마 공연을 기획해 그들을 무대에 올리려고 하는 거다. 20년을 넘게 힘들게 음악을 공부한 사람들한테 자신과 맞지 않는 불교음악만을 강요할 수는 없는 문제이다. 어느 정도 갈증도 해결해 주면서, 자연스레 불교음악도 접하게 해주는 것이 가장 최선적인 방법이라 생각한다.”
-불교라는 테두리를 벗어나고 싶을 때도 있겠다. 아무래도 벗어나면 활동하기 더 편하지 않겠나.
“제약이 많은 편이긴 하다.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이 우리를 신행단체로 보고 연주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시 같은 경우는 종교단체에는 공연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 조항에 있다. 우리는 엄연히 예술단체이지 신행단체는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불교를 알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밖으로 공연을 해야 좀 더 불교 전문음악인을 발굴해 길러낼 수도 있고, 우리의 이름을 알릴 수 있다. ‘니르바나(열반)’라는 이름 자체가 벌써 불교를 알리고 있는 거다.”
-앞으로 불교음악의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정말 무한하다. 가능성이 많다. 불교는 다른 종교보다 오감을 표현할 줄 아고, 인정하는 유일한 종교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불교에는 음악이 없다. 음악과 종교는 정말 비슷한 점이 많다. 사람의 감성을 건드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불교음악은 명상적이고 우주적 소재도 많으며, 깊이 있기에 충분히 발전가능성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더욱 노력해 밖으로 안으로 인지도를 쌓아야 한다. 여태껏 했던 테마 공연들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지만, 절대 아니다. 이런 기획 공연들이 하나씩 쌓였기 때문에 지금 어느 정도 많은 분들이 인정을 해주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넓은 마음과 좋은 시선으로 우리를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