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선원수좌회 대표 혜국 스님(석종사 금봉선원장).

“잠깐 동안 지수화풍(地水火風)으로부터 빌려 쓰다가 그 쓸모없는 것을 누군가가 쓸모 있게 써 주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생명나눔실천본부(이사장 일면)가 진행하는 장기기증 행복릴레이 ‘함께해요, 생명나눔’의 첫 번째 장기기증 희망등록자인 전국선원수좌회 대표 혜국 스님은 불자들에게 장기기증에 동참할 것을 강조했다.

오래전부터 장기기증을 생각했다는 스님은 “사람이 나고 죽으면 결국 땅이나 불속에 기증하는데 누군가가 다시 받아서 쓸 수 있다면 그것만큼 값진 것은 없지 않다”며 “이처럼 당연한 일을 더 많은 사람들이 실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혜국 스님은 “어느 날 연비를 하고 부처님께 절을 하는데 하루는 나는 없어지고 부처님만 남아있는 느낌을 순간 경험한 적이 있다. 그 후로 ‘이 몸뚱이는 내 것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장기기증을 신청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며 “장기ㆍ시신 기증을 하고 싶은 뜻이 있는데 불교계에 장기기증 관련 기관이 없었다면 스님의 행색으로 기독교, 천주교 단체를 이용했을 것이라 생각하니 불교계에 생명나눔실천본부가 있다는 것이 참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혜국 스님은 호화로운 장례ㆍ화장문화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스님은 “화장문화는 한 몸뚱이 태우기 위해 많은 사람의 수고는 물론 수십년을 자라야 그만한 나무가 되는 화장목을 태워 공기를 오염시키는 등 비효율적인 측면이 많다”며 “스님들의 장례문화가 호화롭지 않기 위해서는 시신기증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우리 스님들부터 수계를 받으면서 장기ㆍ시신기증을 의무적으로 서약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