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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자(교수)에게 소임(보직)은 한때 지나는 소나기 같은 것입니다. 출가자의 본분을 잊지 않고 학장 업무를 여법하게 수행하겠습니다.”
동국대 신임 불교대학(ㆍ대학원)장 계환 스님은 1월 18일 임명장 수령 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스님은 이 날부터 2012년 1월 17일까지 종립 동국대의 건학이념을 최일선에서 구현하는 불교대학의 행정책임자가 됐다.
현재 동국대는 오영교 총장의 ‘108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단과대학별 독립채산제를 시행 중이다. 단과대학장은 인사ㆍ행정ㆍ재정 등에 강력한 권한을 갖으나, 커진 권한 만큼 책임과 의무 또한 막중하다.
계환 스님은 “신심과 원력을 바탕으로 학생ㆍ교수ㆍ직원 등 구성원의 화합을 강화하고 이들의 역량을 결집시켜 불교대학의 위상을 회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구성원끼리 화합하지 않으면 성과가 좋을 수도 없고, 좋더라도 부질없는 것”이라면서 “나부터 하심(下心)해 구성원과 소통의 기회를 늘려 화합과 상생의 분위기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대학도 경쟁사회가 돼버린 지금, 평가를 비교 당하는 것이라며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어 계환 스님은 “교수의 연구업적 등이 곧 불교대학의 경쟁력이다. 특히 교수가 자부심을 갖고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제력도 평가지표의 하나가 될 수 있는 사회인 까닭에 스님은 불교대학 자체 기금을 마련해 연구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계환 스님은 “학생들의 학업능률 향상과 국제 감각을 키우기 위해 교환학생 제도를 확대ㆍ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운문사 강원 대교과 수료 후 도일(渡日)해 일본 화원대에서 학부를 마치고 경도불교대에서 석ㆍ박사 과정 동안 중국불교를 전공한 학자이다. 그래서인지 계환 스님은 학생들의 견문 확대와 국제 감각을 키우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산 속의 사람은 산을 볼 수 없다, 안목이 커지면 마음도 넓어진다”는 것이 스님의 지론이다. 계환 스님은 교수의 해외연수 참여 기회와 기간도 늘릴 계획이다.
또, 스님은 “불교계의 당면 문제는 인재부족으로 귀결된다”며 “불교대학원 CEO과정의 활성화를 통해 불교계 리더를 발굴ㆍ육성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은 불교계의 인재가뭄을 해소하는 한편 동국대와 불교계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 설명했다.
계환 스님은 “동국대 불교대학이 한국불교학의 산실이라는 과거의 영광에 안주해서는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면서 “동문들이 교계 곳곳에서 불교계 리더로 큰일을 하고 있는 만큼, 불교대학 구성원들도 더 큰 노력을 기울여 건학이념 구현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불교대학 구성원들이 소통과 화합을 이루고 괄목할 성과를 거두려면 불교계의 관심과 지지가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보직인사는 오영교 총장 잔여임기 1년 여를 앞두고 의료원장 교체와 함께 이뤄졌다. 최소화된 이번 학장급 이상 인사를 두고 대학본부를 비롯해 이사회가 불교대학에 거는 기대와 요구가 남다르다는 것이 중론이다.
동국대 불교대학의 변화와 발전이 신임 학장 계환 스님의 신심과 원력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