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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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이 뽑은 문학 구원자들
유삼작품상 김초혜, 조동화, 서준섭, 권기호, 김교한씨 선정



만해 한용운 스님은 무명(無明)과 혼돈이었던 시절을 불교적인 세계관과 조우하며 문학으로 진리의 빛을 발현했다. 혼돈과 무명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구원자의 역할을 해준 만해 스님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한국현대문학의 발전에 이바지한 문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된 유심작품상이 8번째 수상자들을 선정했다.

불교문학을 대표하는 유심작품상은 이제 문인들에 있어서 이력서에 꼭 한 번 넣고 싶은 명예로운 상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 면에서 해를 거듭할수록 유심작품상 심사위원들은 현대문학을 이끌어가고 발전을 도모하는 작가들을 선출하기 위해 더욱 고심이 많아졌다.

이번 심사위원단은 이근배 위원장을 중심으로 권영민, 김재홍, 김제현, 유자효, 이가람, 이경철, 이상국, 장영우, 최동호, 홍성란 등 중진문인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고심 끝에 특별상, 시, 시조, 평론부문에 걸쳐 5명의 수상자를 선정했으며, 오는 8월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열리는 만해축전 기간 중 각각 10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하며 시상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앞으로 현대문학을 이끌며 만해 스님의 정신을 이어받아 2010년 새로운 문학의 구원의 길을 걷게 될 5명의 수상자와 작품들을 만나보자.


김초혜

시 부문의 김초혜 시인은 근작 시인 ‘길’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초혜 시인의 ‘길’은 2009년 3, 4월 <유심>에 발표한 시로, 인간 삶의 과정을 보다 관조적인 자세와 절제된 언어로 절절하게 노래한 작품이다. 이는 시인의 서정세계가 현대적인 감각을 통한 시적 대상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높여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심사위원들은 김초혜 시인의 작품에 대해 “시적 성취에서 확인되는 전통적 정서와 현대적 감각의 결합, 언어의 압축과 내성적 시각의 균형, 인간의 삶에 대한 긍정과 사랑 등을 높이 평가해 시 부분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조동화

시조 부문을 수상한 조동화 시인의 작품은 <대구시조> 2009년 제13호에 발표된 ‘빛’이라는 작품이다. 소통불능과 자폐증에 빠진 자유시에 대한 우려가 날로 높아져 가는 이때에 시조가 다시금 민족시의 정통과 정체성을 드러내 심사위원들의 찬사를 받았다. 조동화 시인은 정형(定型)이란 민족의 살가운 소통의 틀에 담긴 크고 영원한 세계, 오늘의 구체적인 일상의 시를 보여준다. 현대시조의 이런 본질적 측면에서 심사위원들은 그의 작품을 높이 평가했다. 그의 시 ‘빛’은 “먼 우주 가로질러 사람들 가슴 가슴에 와 닿는 빛”이라는 구절에서 보여주듯이 밝고 가벼우면서도 순간과 영원, 너와 나의 존재들을 소망스럽게 표현하고 있는 기품 있는 시이다.

서준섭

평론 부문을 수상한 서준섭의 비평은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견실한 학문적 토대위에 중후한 시선으로 우리근대문학의 생성에 지적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특히 서준섭의 작품들은 불교의 선사상에 깊은 연관성을 나타내고 있어, 직관이나 불교적 사유 등이 그의 비평에 녹아나 있다. 서준섭의 수상작인 ‘창조적 상상력’은 이런 그의 사상이 잘 드러나 있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특별상은 전년도와 달리 두 명의 시인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권기호 시인과 김교한 시인이다. 이 둘의 공통점은 중진문인이면서 현재에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권기호

권기호 시인의 작품들은 간명한 진술 속에 현대문명을 비판하고 생명의 중요성을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권기호 시인 또한 선불교의 사상이 발원이 돼 초현실주의 시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권기호 시인은 대체적으로 시론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선과 하이데거 시론의 차이점을 규명하는 비평적 기여를 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에게 높이 평가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그의 이러한 문학적 특징이 현대문학을 이끌어가는 중진문인으로서 결코 과소평가 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교한

김교한 시인은 현대시조의 위상정립과 시조단의 형성에 일익을 담당했던 시인이다. 그는 ‘율(律)’ 동인으로서 문학 활동을 펼쳐나가며 한 평생 시조의 중흥에 앞장서 남다른 열정을 기울여 왔다. 김교한 시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매화’는 아직도 많은 시인들이 노래하며, 삶의 곡진한 의미들이 베어나는 작품이다. 이근배 위원장은 김교한 시인의 시조을 두고 “자칫 처세의 도에 가려질 뻔한 그의 업적과 성취들이 이번 수상을 계기로 다시금 재조명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은정 기자 | soej84@buddhapia.com
2010-01-18 오후 6: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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