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09년이 가고 새로운 한해가 시작됐다. 2010년 경인년은 60년 만에 찾아온다는 백호의 해답게 새해부터 흰 눈들이 묵은 때를 경결(耿潔)하게 만들어 주듯 온 세상을 덮었다. 호랑이는 예부터 우리민족에게 각별한 동물로서 수호의 신으로도 불리며, 풍요와 희망을 상징했다. 그래서인지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호랑이와 관련된 상품들과 이벤트 행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문화계 역시 호랑이와 관련된 각종 전시와 행사들을 다채롭게 마련했다. 용맹스럽고 늠름한 호랑이의 모습부터 우스꽝스럽고 해학적인 호랑이 표정까지,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다양한 호랑이 전시행사들을 즐기면서 백호의 푸른 눈처럼 빛나는 경인년 새해를 맞이해 보자.



민화가 서공임 작가는 경인년을 맞아 100마리 호랑이들을 세상에 나들이 시킨다.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에비뉴엘과 롯데갤러리(02-726-4428)에서 2월 28일까지 ‘100마리 호랑이’전을 연다. 서공임 작가는 전통민화 호랑이와 현대적인 호랑이 100마리를 재해석해 자신만의 개성 있는 느낌으로 작품을 연출했다. 이웃집 아저씨나 동네 할아버지 같은 친근한 한국 호랑이, 까치나 토끼와 어울려 있는 익살스러운 호랑이까지 다양한 호랑이들을 선보인다.

이송자 화백은 자신의 결혼 30주년을 맞아 ‘내가 만난 호랑이’ 전시를 연다. 이 화백의 사랑이 듬뿍 뭍어나 있는 호랑이 모습은 경견하면서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이송자 화백의 ‘내가 만난 호랑이’전은 인사동 경인미술관(02-733-4448)에서 1월 20~26일 전시된다.

또 서울 인사동 갤러리 북스(02-737-3283)는 3월 2일까지 두 달간 ‘호랑이 미술전’을 개최한다. 이 전시는 윤성지 작가의 ‘맹호 백태’전을 시작으로 △조병완의 호랑이전 (1월 13∼24일) △10명의 카투니스트들이 선보이는 ‘만화로 보이는 호랑이전’ (1월 25일∼2월 7일) △문화재 전문 사진작가인 안장헌의 ‘왕릉의 돌호랑이 사진전’ (2월 8∼20일) △호랑이 민화, 민속 소품전 (2월 21일∼3월 2일) 등 5회 연속으로 다양한 장르의 호랑이전이 진행된다.

이 밖에도 문화체육관광부와 환경부에서도 2010년 경인년을 맞아 호랑이와 관련된 전시행사를 마련했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신광섭, 02-3704-3152 )은 3월 1일 까지 ‘변신(變身), 신화에서 생활로’ 특별전을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2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우리 생활문화에 깃든 호랑이 모습과 상징체계를 다양한 시각으로 조망해 보는 자리이다. 신격화된 호랑이의 모습, 벽사 기능의 호랑이 모습, 설화속에 등장하는 호랑이 모습 등을 소개한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 054-740-7540)은 ‘경인년, 새해맞이 작은 전시 호랑이’전에서 호랑이 모양 허리띠고리, 까치호랑이가 그려진 청화백자 항아리를 비롯해 호랑이무늬 청화백자 왕사발 등을 3월 21일까지 전시한다.

지금까지 호랑이를 단지 눈으로만 봐야하는 전시였다면 호랑이를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체험공간도 마련됐다. 국립생물자원관(관장 김종천)은 아이들이 겨울방학을 맞아 호랑이의 생생한 모습을 만져볼 수 있도록 호랑이 박제표본 전시를 연다. 평소 안전상의 이유로 먼 곳에서 바라보기만 했던 호랑이에 대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기회이다. 국립생물자원관 김종천 관장은 “호랑이의 생태적인 특성과 우리 전통문화 속 호랑이의 모습을 통해 호랑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이 같은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호랑이 박제표본 만져보기 전시와 더불어 호랑이 관련 자료 전시와 체험활동도 함께 제공한다. 전시 관람은 2월 28일까지 이다. (032)590-7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