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인양요 때 프랑스가 약탈해 간 외규장각 도서 반환을 요청하는 행정소송이 프랑스 법원에서 기각된 날, 해외에 반출된 우리 문화재 환수를 위해 시민활동가와 민간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결의를 다졌다.
이천5층석탑환수위원회는 1월 6일 이천 설봉공원 내 월전미술관 세미나실에서 ‘국외 소재 우리 문화재 민간환수위원회 교류ㆍ간담회’를 개최했다.
행사에 참여한 이천5층석탑환수위원회를 비롯해 진주 연지사 동종 반환 국민행동, 조선왕실의궤 환수위원회, ‘강희맹(姜希孟)의 독조도(獨釣圖)’ 환수운동을 벌이는 시흥문화원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이천 출신 재일교포 김창진(67)씨가 1915년 일본으로 약탈돼 도쿄 오쿠라 호텔 내 방치된 이천5층석탑 등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김씨는 “일본이 약탈해 갔던 중요문화재가 최근까지 국외에 반환된 사례가 25건에 이른다”면서 “국민의 힘을 모아 국보급 가치를 지닌 이천5층석탑을 반드시 되찾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진왜란 당시 수탈당한 경남 진주 연지사종과 조선왕실의궤, 독조도 등 국외 반출 문화재 환수를 위한 각 단체의 활동이 소개됐다.
이날 참여단체들은 반출문화재 환수를 위해 국내ㆍ외 단체와 네크워크를 구성하는 한편, 9월경 약탈문화재 환수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을 열기로 합의했다.
한편, 문화연대(공동위원장 강내희ㆍ중앙대 교수, 김명신ㆍ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 공동회장)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외규장각 도서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고 국립도서관 소유 재산은 국가재산이므로 취득 상황이나 조건은 외규장각 도서가 국가재산이라는 사실에 영향을 줄 수 없다”고 판결했다.
문화연대 황평우 유산위원장은 “항소를 검토 중이나 개인 모금으로는 한계가 있어 정부와 기업의 도움이 절실하다”면서 “민간 차원서 소송이 진행중일 때 정부가 나서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