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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2554(2010) 1월 4일 은해사(주지 돈관) 법당(지장전)에 80평생을 일본군 ‘위안부’라는 멍울을 안고 살아간 할머니가 안치된다.
제10교구 본사 은해사는 80평생을 김순악(만 82세) 고인의 뜻을 기리고 극락왕생을 발원하며 은해사 수림장에 무료로 안치하고, 49재를 봉행한다고 밝혔다.
은해사는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에서 은해사에 고인의 수림장을 모시고 싶다는 말을 듣고 주지스님이 흔쾌히 허락했다”며 “또 주시스님은 생전에 고생스러운 삶을 산 할머니가 편안하게 쉴 수 있게 재를 모시는데 있어 정성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1928년 경산에서 태어난 김순악 할머니는 1943년 취직을 시켜준다는 말에 속아 중국 하얼빈과 네이멍구, 베이징 등의 일본군 위안소에서 2년여간 위안부로 고초를 겪다 1946년 귀국했다. 김 할머니는 2001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하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서 진행하는 ‘수요집회’와 ‘국회 증언’ 등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을 국내외에 알리는 활동을 해 왔다. 또 2008년에는 위안부로서의 삶을 회고한 저서 <내 속은 아무도 모른다카이>를 출간했다.
구랍 12월 대장암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던 김순악 할머니는 평생의 마지막 소원이었던 일본정부의 공식사과와 배상을 받지 못하고 2010년 1월 2일 새벽 심장마비로 운명을 달리했다.
대구 시민사회단체장으로 치러지는 김 할머니의 장례식은 4일 오전 7시 반 대구 중구 수동 곽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한 뒤 은해사로 옮겨져 수목장으로 거행된다. 이로써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 생존 할머니는 88명만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