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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모임치고는 첫 법회의 참여율부터 저조했다. 참가자들도 아직은 서로가 어색해 보였다. <금강경> 독송도 어색하긴 마찬가지였다.
법회를 마친 한 참가자의 “불자 된 지 10년 만에 <금강경> 독송을 처음 해본다”는 말은 법회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이수완 회장도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며 새 출발을 다짐했다. 비록 ‘처음’ 열린 법회였지만 창립법회가 이렇게 초라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뭘까?
한의학은 동양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다. 특히 자연과 인간의 하나됨을 강조하는 불교와 한의학의 사상체계는 비슷한 면이 많다. 불교는 과거의 문제도, 미래의 문제도 아닌 ‘지금 여기’의 문제를 다루는 현실 중심적인 종교로 사람들의 아픔을 치료해왔다. 한의학도 그 시대마다 가장 고통 받는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발전했다. 또 한의학은 인체를 구조와 기능의 측면, 육체와 정신의 측면을 균형 있게 살피며 어느 한 면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인드라망의 가르침을 설하고 있는 부처님의 말씀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옛날 스님들 중에는 한의학을 모르는 분이 없을 정도로 불교와 한의학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스님들은 중생들의 마음과 육체적인 병을 함께 고쳐왔다.
이러한 이유에서일까?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한의사 중에는 절반 이상이 불교를 선호한다고 한다. 포교원에서 올 초부터 조직한 직장직능 단체인 한의사불자연합회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서 가장 우선 될 것은 회원의 확보가 아닐까? 또 조직을 구성하고라도 끝까지 관리하지 않으면 알게 모르게 와해됐던 대한불교한의사회의 전철을 밟게 됨은 물론이다.
이제 신행활동과 봉사활동을 통해 진실된 불자로 거듭나고자 10년 만에 다시 모인 한의사불자연합회의 첫 걸음에 힘을 실어줘야 할 때다. “불교와 한의학, 성불(成佛)과 의도(醫道)는 모두 마음자리에 근본을 두고 있기에 같은 길을 걸어가는 것”이라는 이수완 회장의 말처럼 신심으로 다져진 불자 한의사들의 거룩한 발걸음이 길이길이 이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