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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불자 선수 박찬호. 서른 일곱, 야구선수로서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코리안특급’이라는 명성에 걸맞는 명승부를 보여준 그가 자신이 부상과 부진을 거듭하면서도 재기할 수 있었던 비결을 마음공부로 소개해 눈길을 끈다.
박찬호는 11월 26일 서울대 문화관에서 ‘내가 경험한 메이저리그’를 주제로 특강했다. 400여 명을 수용하는 강당에는 박 선수의 강연을 들으려는 학생들로 가득 찼다. 강당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도 많아 ‘코리안 특급’의 여전한 인기를 실감나게 했다.
박찬호는 “오늘 강연은 대화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강단에 서겠다”고 말을 시작했다.
박 선수는 LA다저스, 텍사스 레인저스, 필라델피아 필리스까지 지금까지 자신이 거쳐 온 팀들을 거론하며 환희와 좌절의 순간순간과 산업화된 메이저리그를 곁들여 소개했다.
특히 박 선수는 “부진에 빠져 ‘여기가 끝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면서 “그때마다 팬들의 응원 메시지와 명상을 통해 자신을 돌아봄으로써 부진을 극복했다”고 밝혀 청중을 감동시켰다.
박찬호는 “명상을 하면서 ‘나를 바라보는 습관’을 가졌다. 나를 돌아보는 습관을 통해 ‘나는 어디에서 와서 지금 어디 있고, 어디로 가는가’를 스스로 한없이 되물었다. 그러자 비로소 ‘초심’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가 텍사스 레인저스로 입단 이후, 찾아온 부진은 5년 845억원이라는 거액을 받고서도 몸값을 하지 못한다는 ‘먹튀’ 논란으로 이어지며 우울증까지 겪었던 그였다.
평소에도 호신불을 지니는 등 신심이 남달랐던 박 선수는 팬들의 비난으로 괴로운 만큼 더더욱 자신을 돌아보는데 힘썼다.
“시골이었던 공주에서 그저 야구를 잘하고 싶었던 자신의 모습을 봤습니다. 그리고는 지금의 시련과 고통이 괴롭고 힘들다는 생각보다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나를 알아가는 길이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벼랑 끝에서 찾은 ‘나’는 박찬호 선수를 되살렸다. 은퇴까지 고민했던 그는 주위의 도움을 받아 다시금 ‘초심’을 생각했다. “‘야구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마음가짐은 박찬호를 변화하게 했다. 구원투수로 2번 등장해 3회 무실점의 쾌거를 얻어냈다. 그 페이스가 월드시리즈 진출까지 박찬호를 이끌었다. 박 선수는 리그에서 인정받는 투수로 재평가됐다.
이에 앞선 9월 11일 MBC 스페셜 ‘박찬호는 당신을 잊지 않았다’ 편에서도 박찬호의 자기수행은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었다.
프로그램에서 박찬호는 “젊었을 때는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만 살았는데 절을 하면서 내려오는 것도 배웠다. 명상을 하지 않았다면 힘들었을 때 자신도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지 모른다”고 말해, ‘코리안 특급’의 원동력이 마음공부에 있음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