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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잇감이 부족해진 겨울철, 멧돼지들이 민가로 내려와 농작물을 파헤치고 심지어 농촌 어르신들을 공격하는 일까지 빈번해지자 멧돼지를 포획하는 버라이어티가 등장한 것이다.
‘헌터스’는 일간 뉴스에서도 자주 다뤄지던 멧돼지로 인한 농가의 피해와 농민들의 감정을 여실히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멧돼지 피해 현황을 확대하는데 그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버라이어티의 특성 상 멧돼지의 포획과 일련의 과정이 결국 살생을 오락화 희화화 할 뿐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헌터스’에서 포획 후 119에 넘겨진 멧돼지는 방사될 수 없어 결국 죽일 수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교환경연대와 사단법인 보리 등 불교계 시민단체는 이에 대해 “멧돼지와 인간이 공존 상생하는 컨셉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비판하고 프로그램 폐지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멧돼지 또한 생명이며, 농촌의 어르신들에게 농작물 또한 생명이란 점에서 불교계는 이러한 ‘버라이어티’가 등장하게 된 원인을 분석하고 좀 더 구체적인 불교적 대안을 제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현장에서는 인간의 개발로 멧돼지의 개체를 조절하는 맹수류가 사라진 점, 산림자원 목적으로 유실수 등이 사라지며 산림의 먹잇감이 줄어든 점이 근본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절충점으로 TNR사업이 꼽히고 있다.
실례로 서울시는 유기동물 중 길고양이의 개체를 관리하기 위해 2008년부터 TNR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포획(Trap)/불임수술(Neuter)/방사(Release)를 통해 계획적으로 고양이의 수를 조절하는 것이다. 개체 수 증가를 막고, 길고양이에 대한 무분별한 살생을 방지하고자 함이다.
TNR사업의 동물 불임수술에 대해 불교계는 어떤 답을 줄 수 있을까. 사회는 격변하며 그 답을 어디에선가 구하고 있다.
헌터스가 “동물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입니까?”라고 시청자들에게 반문한 나레이션이 불교계를 향해 던진 화두로 들리고 있다.
‘만약 세상에 사람이 축생(畜生)을 죽이는 것을 보았을 때는, 마땅히 방편(方便)을 써서 구호해 그 괴로움을 풀어 주어야 할 것이다.’ - 梵網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