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유를 통해 어떤 내용이 지시되는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비유를 사용한 사람의 의도를 알아야만 한다.”
초기경전의 열반에 관한 서술을 예시로, “사전의 개념적인 설명보다는 비유적 성격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황순일 동국대 교수는 12월 4일 동국대 다향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인도철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주제발표 ‘초기부파불교에서의 비유와 열반’을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황 교수는 “열반을 ‘세가지 불(三火)’의 소멸이라고 비유적으로 설명했을 때, 세가지 불이란 용어 자체의 의미파악보다 이 용어를 통해 탐냄, 혐오, 어리석음으로 대표되는 모든 번뇌들이 지시된다는 점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순일 교수의 “비유를 바로 이해하려면 의도자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는 이미 와수반두(=세친) 등에 의해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와수반두의 ‘물고기와 물결’ 비유가 대표적인 예.와수반두는 <성업론>에서 “신체와 음성의 외적인 변화는 그 마음의 의도를 알게 한다. 마치 물 속의 물고기가 물결을 일으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물위의 물결이란 외형을 보는 것보다 그 아래 고기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고, 신체적 언어적 변화를 보고 듣는 것보다 그 사람의 의도를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유에 사용된 용어 자체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보다 비유를 통해 지시된 내용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임금동 한국외대 교수가 ‘깔리다싸의 서정시에 나타난 비유 고찰’을, 최연철 동국대 외래교수가 ‘비유, 그 불교적 증지에 관한 고찰’을, 최경아 동국대 외래교수가 ‘자아와 개인에 대한 정의 고찰’을, 이은주 한국외대 외래교수가 ‘위빠사나 수행을 통한 초기불교 경전에 나타난 공사상 해석’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