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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왕후는 허응당 보우 선사(1507~1565)와 조선 중기 불교를 부흥시킨 역사적 인물이다.
문정왕후의 적극적인 불교 중흥책은 조선 중기 불화를 조선 전시기를 통틀은 최고 수준의 불화로 제작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서산ㆍ사명 등 고승이 배출되는 토양을 이뤘다. 불교 중흥에 괄목할 만한 토대를 이룬 업적에도 불구하고 문정왕후는 <조선왕조실록> 등에 부정적으로 기술됐다.
리영자 동국대 명예교수는 11월 28일 한국불교학회(회장 김선근)가 동국대 덕암세미나실에서 개최한 제50회 전국불교학술대회에서 기조강연했다.
리 명예교수는 기조강연 ‘문정대비의 불교부흥과 한국불교’에서 “조선조 불교사에서는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문정대비에 초점을 맞춘 연구사례가 아직까지 없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오늘날 한국불교가 이 정도나마 지탱되는 것은 문정대비를 비롯한 몇몇 대비들의 존재를 무시하고는 생각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몇몇 사료를 비롯해 대중매체에 부각되는 문정대비는 중종의 후비로서 아들 명종의 정치적 으로 대행한 자로 비춰진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들 매체에서 문정대비는 수렴청정하며 윤원형 등 윤씨 가족의 영달을 추구하는 간탐 어린 궁중여인으로만 묘사됐다.
리영자 명예교수는 “신라에 불교가 전래된 후 승관제도를 만들 때 최고 통솔자인 승통 다음에 ‘도유나랑’이라는 비구니승을 통솔하는 직책을 둔 것은 여성의 높은 사회적 지위를 보여준다”면서 “고려ㆍ조선시대의 여성불교는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측면이 강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 행사에는 ‘허응보우의 불교중흥’(고영섭 동국대 교수), ‘문정왕후의 불교중흥정책’(김상현 동국대 교수), ‘허응당 보우 선사의 정토관’(동국대 보광 스님), ‘보우의 불교사상과 유ㆍ불 융합조화론’(이봉춘 동국대 교수)이 발표됐다.
발표자들은 “불교 중흥의 업적을 토대로 문정왕후와 보우 선사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다시 해야한다”는데 이견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