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27 법난 심의위원장’ 영담 스님(조계종 총무부장)은 12월 9일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제7차 10ㆍ27 법난 심의위 회의에서 위원장 선출과 함께 “조계사로 결정된 부지선정 부분을 전면 재수정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담 스님은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조율된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0월 조계종이 조계사 등 서울지역에 역사교육관을 건립하기로 한 것을 뒤짚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영담 스님은 “조계사가 선정된 것은 잘못”이라는 강력한 어조로 “위원회가 아닌 종단 내에서 결정된 것으로 1500억 예산 규모에 맞는, 종합적인 검토를 통한 부지 선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영담 스님은 교육관부지선정과 함께 향후 심의위가 △피해자 진상조사 및 명예회복 △역사교육관 건립의 양대 과제를 축으로 활동할 것을 밝혔다.
스님은 “법난 이후 시간이 흘러 피해 입은 스님들이 돌아가시고 얼굴을 알리기 꺼리는 분들이 있지만 설득 등에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매듭을 짓겠다”고 말했다.

또 스님은 “법난 명예회복은 이명박 정부의 공약사항인 만큼 마찰없이 진행해 당국과 새출발의 기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2010년 6월까지로 위원회 활동을 명시한 10ㆍ27법난 관련 법은 3년 기한을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 중이다. 국회 예결위에서 심사 중인 10ㆍ27법난과 관련된 올해 예산은 약 36억원. 이 중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포함한 기본설계비 예산은 5억 4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대해 영담 스님은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50여 번째 안건으로 본회의에 상정됐다. 기한연장은 각당이 합의해 곧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예산에서는 조계종에서 1500억으로 결의했는데 정부 측과 더욱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명예회복을 위한 활동이 단순한 보상과 치료비 지원에서 끝나서는 안된다. 10.27법난으로 훼손된 불교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피해보상과 명예회복만을 규정하고 있는 ‘10.27법난 특별법’에 대한 개정도 추진할 것을 시사했다.
스님은 이어 향후 종단 내 조력자 처벌과 역사자료 수집, 관련법개정 추진 등 명예회복에서 밝혀내지 못한 진실을 찾는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스님은 역사교육관에 담을 자료 수집에 대해 “10ㆍ27법난 뿐만 아니라 조선 시대 억불정책과 중국문화혁명 당시 강제 환속 등 한국불교 뿐만 아니라 정권에 의해 종교가 억압된 역사적 사실을 보다 중점적으로 모아 알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0ㆍ27법난에 조력한 당시 종단 내 스님들에 대해서는 “친일문제와 같이 이 문제는 법난과 관련 짓지 않더라도 어떻하던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진상조사 등의 필요성도 주장했다.

한편, 이날 위원장 선출을 위한 7차회의에서는 영담 스님과 조계종 사회부장 혜경 스님, 윤원오 전문위원 등 총 11명의 위원 중 7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