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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경제가 해외 원조에 의지했던 시절이 있었다. 해방이후 우리가 받은 원조액만 127억 달러, 한화로는 70조원이 넘는다. 그러나 11월 2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심사특별회의에서 한국이 OECD 개발원조위원회 24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독립한 140여 국가 중 처음이다. ‘받기만’ 하던 한국이 이제 ‘주는’ 나라로 지위가 바뀐 것이다.
이런 가운데, 10여년 전부터 세계각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불교국제구호단체들이 하나 둘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구촌공생회(이사장 월주)는 캄보디아에 1000개의 우물을 설치하는 사업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10년 1월 회향될 ‘생명의 우물 1000’사업은 2005년부터 영유아 사망률 1위인 캄보디아에서 자비행을 펼친 결과다. 케냐, 몽골 우물사업에서는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구촌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해주자’는 지구촌공생회의 원력을 막을 수는 없었다.
JTS(이사장 법륜)는 긴급구호활동으로 지난 11월 인도네시아 서부 지역정부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1999년부터 지구촌 재난에 적극 대처해온 JTS는 올해 9월 인도네시아 서부 수마트라에 강진이 발생했을 때 약 3만 달러를 8개 지역, 1371가구에 지원 했다. 2010년 1월부터는 피해지역에 주택 건축 지원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로터스월드(이사장 성관)는 지난 7월 캄보디아에 BWC화엄다목적센터를 세워 의료ㆍ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선천성 백내장을 앓고 있는 캄보디아 어린이 디나(9세 여)와 문세이하(6세 남)의 시력을 찾아주고, 현지에서도 연 200여 주민에게 무료시술을 해주고 있다.
더프라미스(The Promise, 이사장 법등)는 지난 2008년 5월 단체를 설립한 이후 인도와 티베트에서 국제개발활동을 펼쳐왔으며, 11월 18일 미얀마에 뺀야만(교육의 힘) 중학교를 완공했다.
진각종 JGO(대표 혜정정사)는 지난 7월 25일 제364회 정기종의회를 열고 스리랑카에 회당국제학교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회당국제학교는 3년간 3억2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500여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9,663㎡ 규모의 3층 건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불교계 국제기구가 낙후된 국가의 재건을 위해 기본적인 생필품 지원과 함께 유치원, 초등학교, 직업학교 등 교육 사업에 적극 나서면서 지역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불교계 구호단체의 활발한 구호활동은 빈곤국가에 희망을 주고 있지만 아직 보완할 부분도 적지 않다. 불교계차원에서 협의회를 두어 구호 중복지역을 피하고, 종단에서도 해외포교의 영향력을 염두해 제도정비와 예산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가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를 늘리는 것은 단순히 빚을 갚는다는 차원을 넘어 한국불교의 세계화와 부처님의 자비 실천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구호단체의 소임을 맡은 스님들은 한결같이 “지구촌 사람들과 우리는 둘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동체대비심을 발휘해 도와야한다”고 말한다.
지구촌 곳곳에 ‘세계일화(世界一花)’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불교계 국제구호 단체의 활동에 종단과 많은 불자들의 동참이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