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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마지막인 12월은 천주교에서는 한 해를 시작하는 달이라 분주하다. 교회 달력(전례력)의 시작인 대림(待臨)시기가 있는 달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교에서 ‘대림’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하느님이시면서 사람이 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에 대한 기다림이고, 다른 하나는 그리스도의 재림과 인류 구원의 완성에 대한 기다림이다. 가톨릭의 새해 첫날인 대림 제1주일은 12월 25일 성탄절을 기준으로 4주 전 일요일(올해는 11월 29일)이다.
대림의 정신은 속죄와 가난으로 요약된다. 이는 하느님의 아들인 예수 그리스도가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기 위해 가장 가난하고 연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세상에 왔다는 믿음 때문이다. 예수를 본받는 속죄와 가난의 정신은 신자들의 신앙 실천뿐 아니라 교회 장식으로도 표현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대림환’과 ‘성탄 구유’다. 크리스마스트리 일색인 거리와는 달리 성당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이다.
전 세계 천주교 신자들은 12월 25일 성탄절을 앞두고 4주간의 대림시기와 함께 새로운 1년을 맞이한다. 특히 한국의 천주교인들은 이때 고해성사와 피정을 통해 각자의 삶과 신앙을 돌아보고,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한다. 이 때문에 대림시기 각 지역 성당에는 고해소 앞에 길게 줄을 선 신자들의 행렬을 볼 수 있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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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신자들에게 성탄을 앞둔 12월은 자아성찰과 회개의 의미가 더 각별하다. 그래서 전국 성당과 수도회, 피정의 집에서는 성탄 고해성사(판공), 연말피정 등 다양한 신앙체험을 마련하고 있다.
공로를 판별한다는 뜻에서 ‘판공(辦功)’이라고도 하는 고해성사 의무는 원칙적으로 연 1회 부활시기를 앞두고 부과되나, 우리나라에서는 신앙을 북돋운다는 취지에서 성탄시기 전에 또 한 번 판공을 실시한다. 춘천교구 김현준 신부(임당동성당 주임)는 “판공은 신자들의 삶을 되돌아보고 진정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영혼의 정기검진”이라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