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민병천)의 불교방송(이사장 영담, 이하 BBS) 사장후보 추천을 두고 BBS노조 비대위(24일)에 이어 BBS 간부진까지 이례적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BBS간부진은 11월 30일 ‘불교방송의 품격을 우롱하지 말라’는 제하의 성명서에서 “진흥원의 BBS사장후보추천은 추천권의 정확한 의미를 외면해 BBS의 품격을 철저하게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BBS 간부진이 진흥원을 비판하는 이유는 사장 후보 추천과정이 불투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BBS 간부진은 “그동안과 달리 진흥원은 이번 사장 후보 공모과정에서는 비공개로 일관돼 밀실행정의 전형을 보였고, 사장 공모자격을 상식에 걸맞지 않게 제한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BBS 간부진은 “조계종 중앙종회의 사장 후보 추천 관련 결의안이 채택됐음에도 사장 후보 추천을 강행한 것은 불교계 최대 종단마저 무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BBS간부진의 성명서 전문.
불교방송의 품격(品格)을 우롱하지 말라
대한불교진흥원의 금번 불교방송 사장 추천권 행사는 불교방송 정관에 따른 것이지만 추천권의 정확한 의미를 외면했다. 한 마디로 진흥원은 불교방송의 품격(品格)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처사를 저질렀다.
역대 불교방송 사장은 불교계 유일의 지상파 언론기관의 장이라는 직위에 걸맞게 불자로서의 기본적인 소양은 물론이고 경영 능력 등이 검증된 인사를 선임하려는 노력이 있어 왔다. 그러나 잘못된 사장 추천과 임명으로 인해 과거 불교방송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그 여파로 4년 넘게 사장 직무대행 체제가 지속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장 추천은 대내외적으로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지만 추천 결과를 보고 불교방송 직원들의 실망감은 극에 달했다.
대한불교진흥원은 사장을 공모하는 과정부터 비공개로 일관하면서 언론 등으로부터의 사전 검증을 피해가는 밀실 행정의 전형을 보였다. 사장 공모자격을 상식에 걸맞지 않게 제한한 것도 문제이다. 이런 과정은 그동안 진흥원이 보여주었던 사장공모 방식과 큰 차이가 있어 그 배경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사장 후보로 추천된 인사들의 면면에 대한 평가가 무의미한 지경에 이르게 한 이번 진흥원의 사장 추천은 불교방송의 품격을 무시하는 처사로서 20년 넘게 방송을 지켜온 직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진흥원은 또 불교방송 최대 출연기관인 대한불교조계종의 중앙종회가 이례적으로 사장 후보 추천과 관련해 결의안을 채택 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교방송의 미래에 대한 고민 없이 추천권을 행사함으로써 불교계 최대의 종단마저 무시했다. 이럴 바에는 정관을 고쳐서라도 진흥원의 추천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높아지고 있다. 진흥원은 각성해야 할 것이다. 부처님 전에 부끄럽지 않은 기관으로 거듭나야 할 시기가 된 것이다. 대한불교진흥원은 이제라도 기존의 사장 후보 추천을 철회하고, 사장 추천에 대한 근본적인 고심을 할 것을 촉구한다. 불교방송 이사회도 이 같은 직원들의 고언을 적극 수용할 것을 정중하게 요청한다.
2009.11.30
불교방송 간부진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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