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4 (음)
> 종합 > 종단
영축총림 방장 원명 스님 "자심을 깊이 관하고 생각을 세심하게 살펴야"
동안거 결제 법어 내려


영축총림 방장 원명 스님.

불기 2553년 동안거 결제일을 맞아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원명 스님이 결제 법어를 내렸다.




冬安居 結制 法語



如人飮水 여인음수 에
冷暖自知 냉난자지 라

어떤 사람이 목이 말라 물을 마실 적에 차고 더운 것은 스스로만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아무리 물 맛을 말해도 자신의 목마름을 해결하지 못합니다. 수행의 참의미도 스스로 물을 마시는 것과 같습니다.
온갖 난관을 직접 겪으면서 피가 거꾸로 솟구치고 살이 찢겨지는 고통을 감내해야만 이루어 낼 수 있다 했습니다.

各各觀心 각각관심 하고
各各察念 각각찰념 하라

각자가 자심을 깊이 관하고 생각을 세심하게 살펴야 합니다. 마음과 생각이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것에 휘둘려서는 안됩니다. 오롯하게 면면히 이어지게 해야 합니다. 강물이 흐르다 말고 흐르다 말면 어떻게 넓고 깊은 바다로 흘러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 잠시도 끊어지지 않으면서 분명해야 합니다.

留藥防病 유약방병 이요
不爲健人 불위건인 이며
立法防奸 입법방간 이요
不爲賢士 불위현사 로다.

약을 처방해 둔 것은 병자를 치료하려는 것이지 건강한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현실에 부닥치며 살아가는 범부중생들이 모두 상에 현혹되어 육근에 병이 들고 마음에 틈이 생겨 참 근본을 잃어버리고 해맵니다. 진정으로 약이 필요한 때입니다. 의사는 온갖 方藥(방약)을 두어 몸의 병을 치유합니다. 그렇듯 역대조사는 중생의 心病(심병)을 치유하기 위해 각고의 정진을 보이셨습니다. 오늘 대중들은 어떻게 병든 중생에게 淸凉散(청량산)을 먹일 것이지 골똘해야 할 것입니다.

또 법을 세워둔 것은 간교함을 막으려는 것이지 현명한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즉 지혜 있는 사람은 어떤 자리에 있더라도 근본에서 벗어나지 않고 정도를 행합니다. 굳이 기준을 세워 가르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지혜가 어두운 중생은 방편의 다리를 빌어야 번뇌의 강을 건널 수 있습니다.

불조의 가르침은 모든 중생들을 깨달음으로 들어가게 하는 방편의 법을 보이신 것이며, 각자의 근기에 맞게 방편을 써서 궁극의 깨달음에 이르라는 고구정녕하신 당부입니다. 제대로 알고 쓰면 양약이요, 모르고 쓰면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도 구렁으로 몰아가게 됩니다. 아무리 뛰어나도 방편은 방편일 뿐, 목적은 될 수 없습니다. 지말에 집착하여 주객이 뒤 바뀐다면 헛되이 시간만 보내는 꼴입니다. 강을 건넜으면 그만이지 배까지 짊어지고 갈 필요는 없습니다. 미물인 벌도 꽃 속에 꿀만 물고 갈 뿐, 향기마저 물고가려 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집안의 공부가 바로 이렇습니다. 항상 방편의 돛을 달고 지혜의 바람을 일으켜 생사의 바다를 건너가야 합니다. 오늘 결제 대중은 三界(삼계)를 오감에 자유자재한 貴賓(귀빈)이 되고 모든 중생들의 귀의처가 되도록 정진해 주기 바랍니다.

黃花翠竹非他物 황화취죽비타물 이요
明月淸風不是塵 명월청풍불시진 이라
頭頭盡是吾家物 두두진시오가물 이니
信手拈來用得親 신수염래용득친 이로다

화사한 꽃 푸른 대나무 남의 것이 아니요
밝은 달 맑은 바람 밖에 것도 아니네.
모두가 내 집안의 진귀한 것들이니
손가는 대로 가져가 마음대로 쓰노라.
노덕현 기자 | Dhavala@buddhapia.com
2009-11-27 오전 11:05:00
 
한마디
닉네임  
보안문자   보안문자입력   
  (보안문자를 입력하셔야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내용입력
  0Byte / 200Byte (한글100자, 영문 200자)  

 
   
   
   
2024. 11.24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