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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자기와 다른 것을 보면 눈을 크게 뜨고 그것이 무엇인지 알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어른은 그렇지 않아요. 이것이 중생심(衆生心)입니다.”
재미 원로 불교학자인 박성배 교수(美 스토니부룩 뉴욕주립대ㆍ75세)는 국제문화도시교류협회(이사장 정해숙)가 11월 2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개최한 청화대종사 불교사상 학술강연회에서 강연했다.
박 교수는 주제강연 ‘몸과 몸짓의 논리로 본 청화 스님의 불교사상’을 자신의 미국생활에 대한 회고로 시작했다.
“40여 년을 미국사회에서 생활하면서 인종차별을 크게 느꼈습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 역시 대통령 당선 후에도 이 차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현재 오바마 대통령은 의료보험 개혁을 반대하는 미국인들의 반대에 부딪혀 있는 상태이다.
박성배 교수는 미국 내 언론을 인용해 “오바마가 현재의 위기에 봉착한 것은 그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인종차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세계 최강국인 미국에서 가장 높은 지위의 대통령조차 차별을 겪고 있는 현실은 자기와 다른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중생의 근본적인 결함 탓”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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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가 없어야 한다는 ‘무차별’에 관한 집착은 그릇된 중생심입니다. 무차별한 곳이 불국토라 생각하는 것 또한 큰 잘못이지요. 자기와 다른 이가 더불어 사는 세상 그곳이 바로 극락세계입니다.”
사람들이 꿈꾸는 차별없는 세상은 어떨까? 박성배 교수는 미국의 부호인 록펠러가 건축ㆍ기부한 한 병원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1600 병상의 대형병원이 지어졌는데 건물 안에서 길을 잃는 사람이 많았어요. 이유는 건물 구조가 차별 없이 모두 똑같아서였습니다.”
박 교수는 사람을 차별 없게 강요하는 그릇된 것으로 지식을 꼽았다.
“지식은 인간에게 산 것과 죽은 것의 구별을 사라지게 합니다. 종교에 관한 지식만 갖고서 자신이 성자(聖者)라 착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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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배 교수는 “청화 스님은 당시 보편적이던 간화선 수행법을 떠나 염불선으로 차별을 실천한 선지식이었다”면서 “부처님도 모두가 바라문의 길을 가던 무차별에서 붓다만의 길을 걸었기에 성불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다른 것이 새로움과 창조의 시작입니다. 이것이 자연의 실상입니다.”
이날 1시간 여 강연 동안 고희를 넘긴 원로 교수는 꼿꼿이 서서 말했다.
박성배 교수의 한국불교에 대한 숭고한 열정과 사랑은 12월 2일 그가 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27일 오후 3시 동국대BK21사업단, 30일 오후 7시 광주 전남대 특별강연에서도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