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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조계종 교육원장 청화 스님(정릉 청암사 주지)의 ‘향기를 따라가면 꽃을 만나고’ 라는 시다. 이 시의 제목에서 ‘향기’란 아마도 ‘부처님 법’을 말할 터이다. 부처님 가르침을 따라가면 마침내 방편의 배를 타고 열반이란 저 언덕에 도달할 것임을 암시하는 시다. 197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조 ‘채석장 풍경’으로 등단한 시인이기도 한 청화 스님이 이 시와 같은 주제, 같은 제목으로 <향기를 따라가면 꽃을 만나고>라는 산문집을 21년만에 펴냈다.
청화 스님이 오랜 침묵을 깨고 에세이집을 낸 것은 삶의 고통 속에서 희망과 행복을 찾아가는 이들에게 부처님의 지혜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힘든 세상이지만 아름답게 살아가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불교를 잘 모르지만 행복과 지혜를 얻고자 하는 이들에게, 불교의 관점에서 인간의 삶을 성찰하고, 인간의 삶 쪽에서도 불교를 바라보게 하는 이야기들을 담았다. 한 마디로 스님의 메시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가면 고통이 없는 안락한 삶과 인생에 대한 바른 안목을 얻고 특히 인격적으로 허물 없는 나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편의상 3부로 편집됐다.
1부의 주제는 성찰이다. 사람들의 얼굴은 왜 같지 않는가? ‘네 종류의 친구’, ‘비린내 나는 행위’, ‘눈 뜨고 잠자는 사람’ 등등. 이런 제목하의 성찰은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진지함이 있다.
2부의 주제는 불교의 행복론이다. 진리에 의한 행복, 식견에 의한 행복, 윤리에 의한 행복, 자비에 의한 행복, 도덕에 의한 행복 등등. 이는 세인들의 관심 사항인 행복에 대해 스님이 얼마나 주목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3부의 주제는 각성이다. 여기에는 ‘소리 있는 물’, ‘소리 없는 물’, ‘노력하는 삶’, ‘비가 새는 지붕’, ‘사람의 네 가지 모습’ 등의 소제목들이 있다.
다양한 삶의 주제롤 깊고 넓은 시각으로 통찰하는 스님의 글은 때론 방황하거나 지치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감로와 같은 이야기들로 에너지와 감동을 준다. 스님은 이 책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은 어디로 가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에서 가장 선하고, 가장 복되고, 가장 지혜롭게 살라는 것”이라며 “불교는 그 자체가 인생을 어둡게 하는 모든 불행, 모든 고통, 모든 재앙에서 벗어나게 하는 길이기에, 얼마든지 나와 나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당부한다.
향기를 따라가면 꽃을 만나고|청화 스님 지음|개미|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