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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일군 교육도량을 조건 없이 모교인 동국대에 기증한 불자 교육인이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학교법인 영석학원 안채란 이사장은 11월 23일 의정부 영석고 회의실에서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장 정련 스님과 영석학원의 동국대와의 기부 합병에 관한 협정 조인식을 개최했다.
이날 협정식은 2008년 10월 안 이사장이 영석고의 동국대 기부를 발원하고 약정식을 가진 데 이은 것이다. 약정식 당시 영석고는 학내분규로 관선이사가 파견된 상태로 주변에서는 동국대와의 합병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어수선한 학내 상황도 안채란 이사장의 원력을 꺾을 수는 없었다.
이날 안채란 이사장은 동국대 상징 머플러를 두르고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안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84세로) 세상에 가져온 것도 없고 가져갈 것도 없이 삶을 마감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며 “내 배움의 터전으로 내 철학이자 전부인 동국대의 발전과 불교계에 공헌코자 영석학원을 기증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채란 이사장은 “불교가 한국사회에서 사심 없이 애국하는 데 앞장서고, 103년 전통의 명문사학 동국대가 그 선두에 설 것을 확신한다”며 “오늘 기부는 왔다 가는 우리네 인생에서 다른 분들에게 같이 하자고 먼저 시범 보이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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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정련 스님은 “부처님은 무주상보시를 최고의 공덕으로 여겼다”며 “영석고를 지역 최고의 명문학교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안 이사장은 동국대 국문과를 1954년 졸업하고, 행정대학원과 교육대학원에서 각각 1973년과 1982년 수학했다. 그녀는 12년 간 동국대 총동창회장 부회장을, 6년간 동국대 이사로 활동한 이력에 더해 ‘채란장학회’ ‘불교사상연구회’ 등을 설립하며 남다른 모교 사랑으로 후배를 도와왔다.
한편, 영석학원이 동국대에 기부한 재산은 의정부 용현동 소재 영석고와 의정부3동의 영석빌딩 등으로 금액으로는 250여 억원(공시지가 기준) 규모다.
영석고는 안채란 이사장이 고향인 용현동에 아버지 이름을 빌어 1970년 개교한 학교로 17개 학급에서 600여 학생들이 수학하고 있다.
이날 조인식으로 영석고와 동국대의 합병은 영석학원 이사회의 결의와 동국대 이사회의 정관 변경 후 교육과학기술부의 합병 승인만을 남겨두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