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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09년 11월 11일, 영산재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까지 40여 개국에서 순회공연을 펼치는 등 영산재 알리기에 힘써온 태고종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 보존회(회장 일운)가 세계문화유산이 된 영산재를 본격적으로 세계에 알리기 위해 해외공연에 나섰다. 그 첫 번째 행보로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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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캐나다의 현충일인 리멤브런스데이(Remembrance day). 캐나다 토론토 브람톤 소재 캐나다한국전쟁참전용사묘역에서는 사상 최초로 <반야심경>과 영산재 보존회장(일운)스님의 발원문 낭독이 이어지고 있었다. 보존회 스님 15명이 공연에 앞서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캐나다 500여 한국참전용사 영가를 위로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국전쟁이 끝난 후 한국이 공식적으로 묘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이번 공연은 영산재를 통해 한국전에 참전했던 캐나다 참전용사들의 영령을 추모하고 아울러 세계문화유산이 된 영산재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캐나다 한국무용연구회(회장 김미영)의 초청과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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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올림픽 앰블럼이 걸려있는 캐나다 토론토한인회관. 추모행사를 마친 공연 팀이 도착했다. 보존회 회장인 일운 스님이 마지막으로 무대를 점검한다. 전 날 청산 스님을 비롯한 무대 진행 팀은 한국에서 모셔온 괘불을 모셔 걸고, 금전과 은전, 번, 지화, 도량장엄 등 손수 무대를 만들었다. 한 쪽에서 수민 스님이 정성껏 가사를 다리고 있고, 함께 공연을 펼칠 캐나다 한국무용연구회 회원들과 김미영 회장이 합류했다. 최종 리허설을 마친 후 일운 스님과 한국무용연구회 회원들은 공연에 앞서 영산재 의식무인 바라춤을 주제로 워크숍을 가져 현지인들의 많은 관심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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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인 주 캐나다 토론토 대한민국 총영사를 비롯한 교민들과 한국전참전용사와 현지인 등 500 여명의 시선이 기다리는 가운데 드디어 영산재의 막이 올랐다. 핀조명이 올림목탁소리를 따라 무대로 향한다. 도량석이 끝나자 살풀이춤이 이어진다. 신중작법과 천수바라, 향화게 나비춤이 이어지자 객석에서 박수가 쏟아진다. 회심곡과 오고무가 이어지며 공연은 무르익는다. 더욱 힘찬 박수가 쏟아지고 500여 명의 관객은 눈앞에서 부처님 당시 영산회상의 한 장면인 ‘영산재’를 보게 된다.
회향(공덕게)을 끝으로 2시간여의 영산재 토론토 공연이 무사히 끝이 났다. 공연을 마친 보존회 스님들과 캐나다 한국무용연구회 회원들은 공연을 위해 흘린 땀과 지난 시간들을 생각하며 서로 위로와 격려를 나누었고, 공연을 찾은 관객들은 아낌없는 박수로 공연 팀을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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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마친 보존회 회장 일운 스님은 “영산재가 세계유산임을 알리기 위한 첫 공연을 무사히 마치게 되어 기쁘다”며, 아울러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공연과 홍보를 통해 더욱 더 많은 세계인들에게 영산재를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다”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을 성사시킨 캐나다 한국무용연구회 김미영 회장은 “영산재 공연을 통해 이곳 캐나다에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59년 전 한국전쟁의 아픔을 위로하는 계기가 됐다”며 “세계유산이 된 우리의 영산재가 자랑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영산재는 이제 세계의 문화유산이 됐다. 이번 캐나다 공연을 시작으로 더 많은 공연을 기대하며, 우리 문화와 우리 불교가 세계의 모든 사람들의 것이 되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