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큰 바위로 이뤄진 산봉우리가 마치 모자를 쓴 부처님 형상 같다고 해 이름 붙여진 불암산(佛岩山)에 명예산주(山主)로 불자 탤런트 최불암씨가 위촉됐다. 서울 노원구(구청장 이노근)는 11월 12일 불암산 제6등산로인 양지초소사거리에서 ‘불암산 명예산주 시비 제막식’을 개최하고 최불암씨에게 불암산 명예산주 위촉패를 전달했다.
이노근 노원 구청장은 이날 제막식을 통해 “방송인 최불암씨의 ‘불암(佛岩)’과 불암산의 ‘불암(佛岩)’의 이름과 한자가 모두 같은 것이 인연이 돼 최불암씨를 불암산 명예산주로 위촉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명예산주 선정 소감에 앞서 “나의 원래 이름은 영한이었다”며 “그래서 어머니가 나를 ‘불암’이라고 불러주지 못하시고 돌아가셨다”고 잠시 옛날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공교롭게 불암산의 의미가 이렇게 큰 뜻을 가진 것도 모르고 불암산의 이름과 같은 ‘불암’이라는 이름으로 살아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 ||||
이런 그의 심경은 ‘불암산 명예산주 시비’에 적혀진 그의 자작시에도 담겨있으며, 최씨는 이날 행사에서 시를 직접 낭송했다.
불암산은 조선 초 세조가 불암산 일대를 지나가다 수려한 모습에 반해 ‘하늘이 내린 보배로운 산’이라는 별칭을 지어줄 정도로 경관이 빼어나다. 또한 불암산의 정기(精氣)가 남달라서인지 유명한 기도처가 많으며, 불암사 석천암 옥천암 학도암 등 고찰들이 자리잡고 있어 불교와의 인연도 남다르다.
“불암산의 정기가 깃든 화강암을 예전에 친구한테서 선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오래도록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잃어버리고 말았지요. 제가 이렇게 명예산주가 될 인연이었다면 더욱 신경 써서 보관을 했으면 좋았을 걸 그랬습니다.”
평소 “낙이불류 애이불비(樂而不流 哀而不悲:즐거워도 흥청거리지 않고 슬퍼도 비통해 하지 않는다)를 삶의 원칙으로 삼아 중용과 도를 지키며 살고자 한다”는 최불암씨는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한 후 국립극단 단원을 거쳐 KBS 공채탤런트로 브라운관에 발을 들였다. 불교영화의 대표작중 하나인 1974년 김기영 감독의 작품 ‘파계’에서는 서산사의 조실 법연 스님을 열연했다. MBC에서 방영했던 드라마 ‘수사반장’의 박반장과 ‘전원일기’의 김회장 역을 맡아 서민적인 이미지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최불암씨는 현재 SBS 드라마 ‘그대, 웃어요’에 출연중이다.
한편 노원구는 불암산 자락의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와 지오파크(지질문화유산체험학습장)조성 계획의 일환으로 불암산을 널리 홍보하기 위해 최불암씨를 불암산 명예산주로 위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