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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으로 삶의 고통을 끝내려는 모든 이들에게 고합니다. 미안하지만 다음 생에 계속됩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네 삶 속에 유행처럼 번진 ‘자살’. 생활고와 우울증으로 인해 죽음으로 삶의 고(苦)를 피하려는 현대인들에게 그 고통을 당당히 맞서 이길 것을 전하는 삶의 지침서 <미안하지만 다음 생에 계속됩니다>가 출간됐다.
이 책의 저자 주경 스님(서산 부석사 주지)은 이 생에서 풀지 못한 문제들은 다음 생으로 이어지므로 지금 이 순간의 삶에 부딪히고 그 아픔을 껴안아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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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 스님은 “자살을 한다고 해도 다음 생 역시 지금 가지고 있는 고통과 문제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며 “어떤 문제도 회피해서 해결되는 것이 없고 극복하지 못하면 감당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스님의 에세이집은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하루하루가 좋은날 이라는 선문답)’에 대한 글에서부터 시작해 ‘지금이 무조건 행복입니다’로 이어진다. 부석사 새벽예불과 서울 등지를 오가며 틈틈이 메모한 일상의 단상에서 스님은 ‘행복의 법칙’을 설한다. 스님은 행복의 제1법칙으로 ‘바보가 되라’를 주문한다. 행복한 바보론이다.
주경 스님은 “사람의 가장 큰 고통은 집착에서 비롯된다. 과거와 미래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그때 그때 자신이 처한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바보 같은 삶을 살자”며 이렇게 당부한다.
“실패와 성공은 한 쌍으로 영원한 성공도 실패도 없는 것이 인생사다. 불교에서는 이 인과의 법칙을 통해 지금 살아가는 노력과 의지가 당신의 내생을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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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의 문구에는 11년간 산사와 세간을 오가며 느낀 스님의 깨달음이 녹아있다.
부석사 주지 소임을 맡아 아이들 넷을 키우며 ‘아빠 스님’이라는 별명을 얻은 지도 8년째. 주경 스님은 해인사 승가대학을 졸업하고, 조계종 포교원 포교국장, 템플스테이 사무국장, 불교문화사업단 사무국장을 역임하는 등 대중교화의 최일선에서 뛰어왔다. 현재 중앙종회의원으로서 활발한 의정활동도 펼치고 있다. <하루를 시작하는 이야기> <지혜의 길> <나도 때론 울고 싶다> 등 스님의 전작들에 이은 이번 에세이집은 불자들의 어깨를 시원히 내리치는 하나의 죽비다.
미안하지만 다음 생에 계속됩니다|주경 지음|마음의숲|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