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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와 범천의 관계는 다시 설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사)한국불교대원회(회장 이상우)는 11월 5일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대강당에서 대불전경 발간을 기념해 ‘대불전경 출판기념회 및 학술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인간 붓다, 초인붓다’의 주제로 열린 학술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선 허경구 대원불교사상연구원장은 ‘초기경전에 나타난 범천(梵天)의 역할과 의미’를 발표했다. 허 원장은 “전통 인도 브라만 문화의 최고 전변신(轉變神)인 범천은 이미 불교가 전도된 후에도 인도 전통종교의 주류신이면서 불교 측에서는 외도(外道)로서 교리적으로는 비판되고 있고, 일부 불타 생애를 중심으로 한 문헌이나 불교미술 부조품에서는 도리어 불교를 외호(外護)하는 형태로 나타난다”며 외도 비판과 불교 외호라는 서로 모순되는 현상을 조명했다.
허 원장은 범천의 권청설화(勸請說話)에 나온 유명한 일화를 통해 “부처가 성도 후 자신의 깨우친 법이 너무 깊어 대중들에게 설법을 주저하는 가운데 하늘에서 범천이 내려와 번뇌를 떨치는 이들에게 설법을 권유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허 원장은 이 이야기를 “불교와 브라만 종교 문화의 상호교류를 예상할 수 있고 이러한 범천 권청설화는 부처님 열반 후 상당한 시간이 흐른 후 불교 나름대로 범천에 대한 해석이 이루어져 색계초선천에 거주하는 과보신(果報神)으로서 자리매김으로 부처보다 낮은 외호신일 뿐이라는 자신감 속에서 전도 권유의 방편으로 활용했다”고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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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허 원장은 <중아함 범천청불경(中阿含 梵天請佛經)>, 초기경전인 <삼명경(三明經)><존중경(尊重經)>을 중심으로 범천의 역할을 종합해 “범천의 역할을 불교 측에서는 교리적으로는 그 본래의 지위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전법의 방편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며 부처와 범천의 관계 재설정을 시사했다.
이날 학술토론회에는 신규탁 교수(연세대 철학과)가 ‘선종사서의 <과거칠불>을 통해 본 계보의식’을 주제로, 최봉수 대불전경 번역자가 ‘불타전에 나타난 초인적 기사에 대한 해석’을 주제로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