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왕궁성 후원(後苑)과 제석사 가람 규모가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김용민)는 10월 30일 익산 왕궁리유적(사적 제408호) 과 제석사지(사적 제405호) 발굴현장에서 발굴조사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자문회의에서는 1989년부터 진행돼온 익산 왕궁리유적 발굴조사 과정에서 국내최초로 확인된 백제시대 궁성 내부 후원(後苑)의 존재와 물길(曲水路), 보도시설(步道施設), 석축시설(石築施設) 및 건물터 등으로 구성된 내부 시설이 소개됐다.
또, 제석사지 제2차 조사에서는 가람 배치가 기본적으로 사비기 백제의 사찰과 동일하며, 그 규모가 매우 컸음이 확인됐다. 목탑 등 기단 기초부의 특이한 조성 방식도 규명됐다.
제석사지에서는 이미 확인된 목탑지, 금당지, 강당지 이외에 회랑지, 중문지, 동ㆍ서건물지가 새로 확인됐다.
목탑지의 중심에서 동쪽으로 42.2m 떨어진 지점에서 확인된 동회랑지의 폭은 7.8m로 미륵사지 회랑(폭 6.8m) 등 지금까지 확인된 백제 사찰의 회랑 중 가장 넓다.
자문회의에서는 목탑지와 금당지 사이 서편에서 목탑과 규모와 축조수법이 동일한 방형 건물의 기초부(동서 21.5m, 남북 20.8m)가 확인됐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김용민 소장은 “왕궁성 곡수로 발견으로 중국 동진(東晉)시대부터 유행했고 일본 헤이죠큐(平城宮) 동원정원(東院庭園) 등에서 채택됐던 구불구불한 물길이 후원 공간에서 중심적인 요소로 확인됐다”며 “동아시아 고대 원림의 조영 방식에 대한 비교 연구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또, “향후 제석사지의 성격 규명을 위해서는 사적 범위의 확대와 제석사가 불탄 후 그 잔해물을 버린 곳으로 추정되는 인근의 폐기장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연구도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