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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콜로라도주(州)에 위치한 美 공군사관학교가 학교 내 종교시설로 군법당을 짓고 법회를 열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로써 미 공군사관학교는 미국 내 사관학교 중 유일하게 불교법당을 갖추게 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군법당은 사관학교 내에서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는 종교편향을 잠재우기 위해 세워졌다. 2005년 보수주의 개신교인들의 적극적인 교내 선교활동에 대한 항의가 빗발치자 학교가 전통양식을 갖춘 군법당을 세운 것.
프레데릭 렌츠(Frederick P. Lenz) 재단은 미국 불교 중흥을 위해 300피트 공간에 해당하는 건축비용을 지원했다. 법당의 바닥은 대나무, 벽은 삼나무로 만들어졌으며 벚나무로 조성된 미얀마 형식의 불상을 봉안했다.
군법당에서는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법회를 열고 수행시간을 갖는다. 매 법회에는 20여 사관생도가 참석한다.
사관생도 테너 포크너(Tanner Faulknerㆍ18)는 “군법당이 들어선 후 종교편향의 풍토는 많이 나아졌다”며 “불교 수행활동은 종교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더욱 수행에 집중하게 한다. 법당에 유대인, 가톨릭, 개신교인 구분 없이 법회 참여를 가능하게 해 불교는 열린 종교”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들이 종교활동을 하지만 군인인 만큼 항상 드는 의문이 있을 것이다. 바로 ‘가장 평화적인 종교라 할 수 있는 불교가 과연 군대와 맞는 것인가’라는 질문.
사관학교 불교프로그램 팀장인 사라 벤더(Sarah Bender)는 “‘항상 아군을 지키기 위해 적군을 죽인다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라는 질문을 나 스스로도 많이 했다. 그러나 나는 매주 수요일 군법당에 가면서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이곳이라는 생각만 들 뿐”이라고 말했다.
벤더는 “왜냐하면 불교는 삶과 죽음에 대해 성찰, 탐구하는 종교다. 어디에서 우리가 무엇을 하든 바로 지금 화두를 삼고 공부를 한다는 그 자체가 불교수행이기 때문”이고 설명했다.
한편, 2009년 현재 140만 명의 미군 중 5287명이 스스로 불자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