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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그릇을 만들기 위해 마음 비우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민영기 도예가의 찻사발 전시회가 부산시립미술관에서 11월 22일까지 열린다.
오로지 찻사발 작업에만 20여 년을 매달린 그의 작품은 조선의 사발모양을 기반으로 해 우리나라보다 일본에서 더욱 잘 알려져 있다. 조선에서 만든 그릇을 가지고 차 문화를 격상시킨 일본이기에 그의 작품은 당연히 일본의 관심 대상일 수밖에 없다.
한국의 차 문화가 조선시대에 본격적으로 성행했다는 설은 맞다. 그렇다고 해서 민영기의 찻사발이 단지 조선시대 찻사발 모양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그의 작품은 인위적으로 모양을 내지도 않고 일부러 차고임 자리와 물레의 흔적 등을 남기려는 의도적 행위도 없다. 순수하게 의식되지 않는 자신만의 형태를 갖춘 자연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부산시립미술관 임창섭 학예연구실장은 그의 작품을 두고 “노자의 말처럼 무위(無爲)처럼 보이나 무위가 아닌, 적극적 인위(人爲)를 통해 무위의 아름다움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창조적인 장인 정신의 결과”라고 말했다.
민영기 도예가의 작품은 전통에 맞는듯 하지만 결코 전통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그의 작품은 자칫 토속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오히려 현대에 더욱 적합한 작품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달이 흐르고 물이 흐르듯 자연에 가까운 그의 작품을 통해 자연의 정취와 찻그릇의 문화 고취를 느껴보자. (051)744-2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