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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 문화의 정수(精髓)를 책으로 모은 <한국전통사상총서> 불교편 한글역 7권이 발간됐다.
조계종 전통사상서 간행위원회(위원장 지관ㆍ총무원장)은 10월 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전통사상총서> 불교편 13권 중 7권이 출간됐다고 밝히고, 28일 봉정법회를 봉행했다.
지관 스님은 “세계가 한 집안인 시대에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 한국불교를 널리 알리고자 3년 여 에 걸쳐 한국 고승이 남긴 금지옥엽 같은 귀중한 저술을 모아 우리말과 영어로 번역해왔다”고 말했다.
<한국전통사상총서> 발간 사업은 조계종이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을 받아 총사업비 30여 억원 규모로 2006년 12월부터 진행돼 왔다.
원효 지눌 휴정 등 한국불교 대표 스님 저술과 화엄 등 제교학, 공안집과 선어록 등 선서(禪書), 문화, 비문(碑文), 계율 등을 13권으로 구성했다. 한글과 영어 동시 번역ㆍ출간되는 책은 모두 26권이다.
이번에 발간된 한글역은 원효(권1) 지눌(권2) 화엄2(권5) 제교학(권6) 선어록(권8) 시선집(권9) 문화(권10) 등 7권이다. 휴정(권3) 화엄1(권4) 공안집(권7) 계율1ㆍ2(권11~12) 비문집(권13) 등 나머지 5권의 한글역은 올해 안에 발간된다.
영역본은 2010년 출간되며, 영역본 출간과 동시에 <한국전통사상총서>를 PDF 파일로 조계종 홈페이지에서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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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사상총서>는 ‘다자간(多者間) 번역시스템’의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다자간 번역시스템은 기존의 대부분 번역서가 1~2인의 번역자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공동번역ㆍ교정 작업을 통해 자의적 해석에 따른 오류를 줄이고 교차검토 등 수차례 확인ㆍ검증을 거쳐 국내외 연구성과를 최대한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글역에는 해주 스님(동국대)과 고옥 스님(가산불교문화연구원 연구실장), 원철 스님(前 해인사 강사) 등 승가학자와 정병삼 숙명여대 교수, 이진오 부산대 교수, 김영욱 가산불교문화연구원 책임연구원 등이 참가했다.
영역본은 안준영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 김정근 前 동국대 교수를 비롯해 로버스 버스웰 교수(美 UCLA), 챨스 뮐러 교수(日 동경대), 존 조르겐센 교수(濠, 그리피스대), 패트릭 울만 교수(금강대) 등이 번역을 맡았다.
한글역과 영역본의 대조ㆍ교열자로는 미산ㆍ정덕 스님(중앙승가대)와 일미 스님(美 듀크대) 등이 참여했다.
미산 스님은 “<한국전통사상총서> 발간과 거불어 다자간 시스템을 통해 국내외 학자들과 소통하면서 불교학 관련 인력-풀(pool)을 형성하고 후학 양성의 효과를 얻었다”며 “한문문화권인 국내학자와 영어권 학자의 문화차이를 극복하며 오탈자 없이 최대한 원문을 완역한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원철 스님도 “중국불교 전래 초기에 존재하던 역장(譯場)을 현대화해 ‘다자간 번역시스템’을 통해 개인번역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려 애썼다”고 말했다.
이번 1차 출간 봉정법회는 제32대 집행부에서 제33대 집행부로 넘어가는 현 시점에서 우선 출간된 책만이라도 1차로 봉헌하자는 뜻에서 봉행됐다.
조계종 기획국장 미등 스님은 “1차 번역사업은 2009년내 한글역 13권 완간과, 2010년 영역 13권 완간으로 마무리 된다”면서 “전통사상서 간행위원회의 2차 번역사업 지속 여부는 종단의 방침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