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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서 승려는 “상구보리(上求菩提, 27.3%)보다 하화중생(下化衆生, 36.1%)에 치중해야 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불교의 정치참여는 바람직하지 않으며(55%), 사회적 위상 제고를 위해서는 참여불교 운동이 효과가 있을 것(60.4%)이라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소장 현종)은 10월 19일 ‘바람직한 승가상 정립을 위한 조계종 승려 의식성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스님들은 한국불교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사회적 과제로 신뢰회복(50.1%)과 종교편향 극복(23.7%)을 꼽았다.
타종교와의 관계에서는 외적으로는 불교의 정체성 강화(54.2%)와 종교간 갈등 해소를 위한 대화(23.4%)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고, 내적으로는 응답자 다수가 승려의 자질향상(29.7%)과 출가정신 회복(20.8%)을 지적했다.
특히 스님들은 승가의 사회참여 정도와 사회적 영향력에 대체로 부정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위해서는 응답자 다수가 승려 개인의 자질함양(29.4%)과 양질의 승려교육(28.9%)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현행 승가교육의 문제점으로는 교육환경(30%), 교육내용(23.8%) 등이 지적됐고, 응답자의 73.3%가 강원의 커리큘럼을 현대적으로 개정하자는데 긍정적이었다.
한국불교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전담인력양성(44.7%)과 종단의 국제역량강화(22.2%) 등을 중요시했다. 포교방법으로는 봉사와 자비행의 실천(43.1%)과 신도교육을 통한 포교(19.6%) 등을 방법으로 꼽았다.
스님들은 가장 닮고 싶어 하는 스님으로는 원효> 성철> 은사스님> 달라이라마 스님 등을, 존경하는 타종교인으로는 김수환 추기경> 테레사 수녀> 문익환 목사 등을 선택했다.
현종 스님은 “이번 승려의식 조사결과에 이어 ‘신도가 바라는 승가상 조사’ 등을 통해 기초자료가 모두 갖춰지면 이에 대한 연구‧분석을 바탕으로 종단의 교육지표‧교육과정 등이 새롭게 설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는 급변하는 사회‧문화적 변화에 불교계 인식과 대응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현대사회에 걸 맞는 승려상을 정립하기 위해 실시됐다. 불학연구소가 중앙종회 교육분과위원회(위원장 정묵)과 공동진행한 조사는 불학연구소 서재영 선임연구원, 박수호 고려대 외래교수 등이 관리와 실무를 맡았다.
조사는 응답자의 신분 세납 법랍 교육수준 수행이력 언론소비 행태를 묻는 기초조사 항목을 비롯해, △한국의 종교 및 불교에 대한 평가(불교와 승가의 역할, 한국불교의 당면과제 등) △승려상(전통적‧현대적 이상형, 불교 및 타종교의 역할모델 등) △승려에 대한 평가(이미지, 신뢰도, 사회참여도, 자질 등) △승려상 정립 및 위상 강화 방안(승가교육, 포교 및 세계화 방안 등)에 관해 53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설문에 응답한 스님은 1009명으로 조계종 전체 승려의 10%에 달한다. 응답자 구성은 신분별로는 비구36.8% 비구니 39.8% 사미 17.4% 사미나 6.8%, 세납으로는 20대 이하 6.6% 30대 16.3% 40대 34.2% 50대 29% 60대 이상 13.9%, 수행이력은 1~10안거를 성만한 출가자가 72.3%, 11~20안거 성만한 출가자가 19.3%였다.
한편, 불학연구소는 이번 조사결과를 갖고 28일 오후 2시 한국역사문화기념관 지하 강연장에서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행사에는 박수호 고려대 외래교수가 ‘현대사회의 바람직한 승가상의 모색’을,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가 ‘승가의 리더십 고양을 위한 교육 방안’을, 유승무 중앙승가대 교수가 ‘한국 사회의 종교갈등과 불교의 사회참여’를 주제로 발표한다. 같은 날 최종 보고서 발간도 예정됐다. (02)2011-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