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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와 담백한 미를 자랑하는 백제불교 문화재가 한자리에서 전시된다. 특히 전시에는 백제 불교 미술의 백미라 불리는 ‘부여 능산리 출토 백제금동대향로(국보 제287호)’가 국립박물관 외 기관에서는 처음으로 공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불교중앙박물관(관장 범하)는 10월 16일 ‘백제가람에 담긴 불교문화’ 특별전을 개최한다.
전시회에는 ‘백제금동대향로’를 비롯해 백제 지역에서 발굴ㆍ출토된 불교조각(54건)ㆍ불교공예(35건)ㆍ불교건축(67건) 등 관련 유물 200여 점을 엄선해 전시한다.
전시회는 다섯가지 소주제로 나뉘어 △백제불교 연표 등을 통한 ‘백제 불교의 발자취’ △능산리사지 금동광배 등을 통해 백제불교 미술의 섬세한 조형미를 소개한 ‘백제의 불상’ △부여 장하리석탑 등 충남지역 석탑에서 사리구를 비롯해 함께 출토된 10여 과의 사리를 친견할 수 있는 ‘백제의 불교공예’ △다수의 사원이 불국토를 이뤘던 사비시대 모습을 조감할 수 있는 ‘백제의 사원’ △백제의 우수한 건축기술을 소개하는 ‘백제의 사원건축’ 등으로 선보인다.
각 소주제별 전시 문화재 가운데에는 국립 부여ㆍ공주ㆍ청주 박물관 소장문화재 중 공주의당 금동보살입상(국보 제247호), 부여규암면출토 금동관세음보살입상(국보 제293호), 계유명전씨아미타불삼존석상(국보 제106호), 부여부소산출토 ‘정지원’명 삼존불(보물 제196호), 군수리사지출토금동보살입상(보물 제330호) 등 백제불교미술의 정수라 할 수 있는 국보급 유물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중 ‘백제금동대향로’는 소장처인 국립부여박물관을 제외하고는 국내에서도 국립중앙박물관에서만 두 번 전시됐을 정도로 귀한 전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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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12월, 부여 능산리 절터에서 출토된 백제금동대향로는 높이 61.8㎝의 크기다. 대형 향로로는 유례가 없을뿐더러 받침에선 다리 하나를 치켜든 용이 연꽃 봉오리를 입으로 받치며 우아한 곡선을 그리는 등 백제 미술 중의 최고로 손꼽힌다.
용과 연꽃 봉오리 위로는 사방에 촘촘히 표현된 74개의 산봉우리, 6그루의 나무, 12곳의 바위, 39마리의 동물, 16명의 인물상이 묘사돼 있고, 신산(神山) 꼭대기에는 봉황 한 마리가 날개를 활짝 펴고 서 있다. 향로의 연기는 봉황의 가슴 등에 뚫린 12개 구멍에서 피어 오르도록 고안됐다.
백제금동대향로의 보험가액만 300억원에 달하기도 하지만, 국립박물관의 자존심으로 불릴 정도로 ‘명품’ 유물로 지금까지 외부에서 전시된 예가 없다.
이런 까닭에 이번 불교중앙박물관 전시는 국립부여박물관의 한 관계자가 “부처님 가피가 아니었다면 안될 일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어려운 일이었다.
범하 스님은 “‘백제금동대향로의 불교중앙박물관 전시가 결정되기 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앞으로도 국립박물관 외에서는 두 번 다시 만나기 힘든 기회”라고 설명했다.
한편, 특별전 개막식은 10월 15일 오후 3시 불교중앙박물관에서 봉행되며, 전시는 11월 5일까지 계속된다. 단, ‘백제금동대향로’는 10월 22일까지만 전시된다. (02)2011-19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