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승가대중결사 재가연대 대불청 경불련 등 10개 불교단체들은 9월 30일 조계종 총무원청사 앞에서 선거 모니터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조계종 제33대 총무원장 선거(10월 22일)를 20여일 앞두고 예비후보들의 출마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게 후보의 자질 및 종책검증과 공정선거를 위한 제도개선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무량회ㆍ무차회ㆍ보림회ㆍ화엄회 등 조계종 중앙종회 4대 종책모임과 교구본사 주지 20명 등으로 구성된 ‘자승 스님 추대위원회’는 9월 29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300여 스님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33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의 후보로 전 종회의장 자승 스님을 추대했다.

추대식에는 종회의원 60여명과 통도사, 수덕사, 금산사, 월정사와 따로 축하의 뜻을 전한 송광사를 제외한 19개 교구본사 주지 등이 참석했다.

이날 추대식은 교구본사 선거인단 표심에 큰 영향을 끼치는 각 교구본사 주지들이 직접 집전해 눈길을 끌었다. 고불식은 불국사 주지 성타 스님, 경과보고는 동화사 주지 허운 스님, 이력소개는 해인사 주지 선각 스님, 추대사는 법주사 주지 노현 스님이 각기 맡았다.

자승 스님은 추대수락사를 통해 “우리 종단과 한국불교는 불교중흥의 기틀을 마련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에 처해있다”며 “종단발전을 위해 ‘제33대 총무원장 선거 출마’라는 어려운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자승 스님은 출마에 앞서 “종단선거 풍토 개선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 종회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자승 스님의 출마 선언을 전후해 각 예비후보군의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원로의원 종하 스님은 9월 7일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져 지지기반을 다지고 있고, 법주사 봉곡암 주지 각명 스님 15일, 백련암 회주 대우 스님은 22일 각각 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9월 24일 자승 스님 승적관련 기자회견에서 “9월 말 경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힌 원로의원 월서 스님과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은 장고를 거듭해 추석 이후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여부를 두고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전 포교원장 도영 스님도 전화통화에서 “(자승 스님)추대식을 어떻게 생각하나? 가만 놔두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며 명확한 답변을 유보했다.

교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예비후보군의 움직임을 두고 선거 막판 후보단일화의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각 후보군의 움직임과 동시에 ‘청정선거’에 대한 불교계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청정승가대중결사(의장 진오)와 ‘불교지도자넷’(운영위원 법응)은 자승 스님 추대식에 앞선 9월 26일과 28일 각각 성명을 통해 “선거인단인 종회의원들의 집단ㆍ공개적 과시행동은 갈등의 불씨”, “4대 종책모임과 19개 본사 주지들이 특정스님을 지지하는 행동은 ‘야합’이라는 오명으로 자유롭지 못하다”고 비판하며 종책토론회 등을 개최할 것을 주장했다.

교단자정센터(대표 김희욱)도 29일 “자승 스님 추대식에 참여한 19개 교구본사 주지의 교구종회 당연직 의장 자격을 정지해야 한다. 사전선거운동 등 법적 시비가 일 수 있다”며 이에 대한 공문을 30일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심경)에 접수했다.

또 청정승가대중결사, 참여불교재가연대, 불교여성개발원, 대불청, 경불련 등 불교계 10개 단체들은 9월 30일 조계종 총무원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인단 선출 교구종회 일정(10월 7~11일)과 관련 △교구종회의 재가단체 모니터 활동 수용 △교구본사 주지의 교구종회의장직 겸직 금지 △비구니 선거인단 20% 의무비율화 △선거인단 종책 검증 등을 주장했다.

불교계의 목소리는 한결같다. 공정하고 청정한 선거를 통해 한국불교를 위해 발벗고 뀌어줄 ‘참일꾼’을 뽑는 것이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33대 총무원장을 뽑는 행사를 넘어 향후 제도 전반에 대한 시금석이 될 까닭에 ‘청정선거’를 향한 열망은 선거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