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4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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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제33대 총무원장 후보 자승 스님 추대사
해인사 주지 선각 스님 낭독




대한불교 조계종 제33대 총무원장 후보로
자승 스님을 추대하며

거룩한 삼보님전에 귀의하옵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오는 10월은 새 총무원장을 선출하는 달입니다.
선거가 가까워 오니 승가와 재가를 불문하고 선거에 대한 견해가 백출하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올 10월은 총무원장 선거 외에도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자행된 10.27 법난입니다.

새삼스럽게 10.27 법난을 말씀드리는 것은 올 10월이 10.27 법난이 자행된 지 30년이 되는 달이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시비를 떠나야 하고 과거에 연연하지 말라고 말씀하시지만, 2천만 불자 그 누구도 이 일을 생각하면 결코 마음이 편치 않을 것입니다.
10.27 법난이 최근에서야 그 진실이 밝혀졌지만, 불조와 고승대덕께 부끄럽고 가슴은 찢어집니다.

오늘 여기모인 우리는 이러한 시절악업을 되새겨보며 늦게나마 반성의 실마리를 찾은 데서 비로소 우리가 不二임을 깨달았습니다.

1700년 우리 불교사의 일대 치욕인 10.27 법난은 그 누구의 탓이 아니라 화합하지 못했던 승가의 당연한 업보였고 오늘날 종교편향의 수모를 당하는 것도 不二보다는 작은 차이를 앞세운 승가의 잘못이 근본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하여 우리는 새 총무원장의 덕목으로 종무행정의 독점화라는 폐단을 반복해온 강력한 지도력보다는 원융화합을 중시하는 조정력과 소통의 능력이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고 그 적임자로 자승 스님을 추대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오늘 이 자리는 불제자 자승이 사부대중에게 불조 보은과 종단 발전을 위해 백척간두 진일보와 퇴설당 편액에 선명하게 쓰여 있는 死中得活의 가르침을 실천하여 종단의 원융화합을 이루겠다는 맹약을 사부대중에게 공개적으로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우리는 새 총무원장이 반드시 성취해야 하는 구체적 책무로 다음의 세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첫째는 1994년 시작된 종단개혁을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새 총무원장의 임기가 종료되는 2013년은 종단개혁 20년이 되는 해입니다. 자승 스님과 우리는 초발심으로 돌아가 다소 더뎠던 종단개혁에 속도를 내어 임기 내에 반드시 마무리할 것입니다.

두 번째는 우리나라의 최대 종교인 불교계가 사회의 목탁이자 버팀목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간 대 정부 관계에 있어서도 종단과 교구본사 그리고 개별사찰이 따로이다보니 타 종교에 비해 대응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이 문제는 닫힌 총무원, 군림하는 총무원이 아니라 열린 총무원, 봉사하는 총무원의 실현을 통해 종단 내에 신뢰가 회복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세계 최대의 선종 종단인 조계종의 선풍을 세계화하는 일입니다.
세계 불교계는 우리 조계종의 종풍에 대해 선종과 대승불교의 원형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다며 존경을 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종단 내에 소통과 화합이 부족하다보니 종단 차원의 접근 보다는 사찰이나 스님 개인의 개별적인 역량에 의존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국제교류사업을 주관하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의 경우 1년 예산이 800억원인데 이를 활용하는 불교단체는 타종교에 비해 10%도 안 됩니다. 한 마디로 총무원의 관심 부족 때문입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종단이 관심과 역량을 집중하고 또 150억원의 국고지원을 받는 템플스테이 사업의 경우 예산 분배와 집행에서 객관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면 한국불교의 세계화는 내실과 속도를 갖게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작은 차이를 서로 양보하며 오늘 자승 스님을 새 총무원장 후보로 합의 추대하는 것입니다.

승가의 전통적 의사결정구조는 합의제입니다.
우리는 자승 스님이 총무원장에 선출된다면 오늘의 합의 추대가 점진적으로 승가의 본 모습인 평등한 공동체, 민주적 공동체를 확대 구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우리 조계종은 조선 600년의 억불정책과 일제 강점기의 왜색 강요, 해방 후 종교편향과 불교탄압 등을 극복해온 세계 유례가 없는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물론 종단개혁의 역사가 짧아 제도 운영상 시행착오가 있었고 승풍진작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고난의 역사를 살며 불법을 수호하고 교세를 확대해온 고승대덕들의 은덕을 간과한 채 세속의 시각으로 종단의 일부 사건사고를 침소봉대하고 서구사상에 기반을 둔 세속의 잣대로 승가의 전통과 존엄을 훼손하는 행위가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이번 합의 추대가 종단의 원융화합과 민주적인 종단개혁, 궁극적으로는 종단의 발전과 불국정토 구현으로 회향될 수 있도록 진력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불기2553년 9월 29일
추대위원 일동
노덕현 기자 | Dhavala@buddhapia.com
2009-09-29 오후 3: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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