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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기경 백제 왕실사찰로 발굴조사가 한창인 부여 왕흥사지(사적 제427호)에서 대규모 강당지가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김용민)는 9월 29일 “부여 왕흥사지 제10차 발굴조사 결과 강당지 등의 규모를 파악할 수 있었다, 강당지 좌우에서도 부속건물지가 확인돼 왕흥사 중심부 가람배치의 전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부여 왕흥사지에서는 목탑지, 금당지, 동ㆍ서 회랑지, 축대(동서석축) 및 진입로(남북석축) 등이 확인됐고, 목탑지 심초부에서는 절대연대(577년)를 가진 ‘창왕명’ 사리기와 각종 공양구가 출토돼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에 확인된 강당지는 금당지 북편기단으로부터 16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다. 규모는 동서 46.8m, 남북 19.2m이다. 이는 군수리사지(45.45×15.15m), 금강사지(45.1×19.1m), 능산리사지(37.4×18.0m) 등 현재까지 확인된 6세기대 백제사찰 강당지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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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당지의 동ㆍ서ㆍ북편기단은 30㎝ 내외의 할석을 쌓아 만든 석축기단이고, 남편 기단은 다듬은 석재를 이용한 가구식 기단이다. 남편기단 바깥으로는 10㎝ 내외로 할석과 기와를 빽빽하게 세워 조성한 ‘낙수받이시설’도 드러났다.
또, 강당지 서편기단에서 1m의 간격을 두고 건물지 1동이 확인되었는데, 동편기단은 돌로, 남편기단은 평기와를 쌓아 조성됐다.
김용민 소장은 “이번 조사결과 강당지 및 회랑과 연결되는 동ㆍ서건물지의 위치와 규모, 주변 건물지의 분포 양상으로 보아 왕흥사는 백제 왕실사찰에 걸맞는 대규모 가람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며 “향후 조사지역 내 장애물 및 주변 민가의 철거가 완료된 후 백제 사찰 건물지 상부의 고려~조선시대 건물지들의 양상을 파악하고, 강당지 및 주변 건물지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하여 그 전모를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